미국의 메릴 린치증권은 6일 한국에서 북한 문제를 비롯한 국내외의 악재가 이어짐에 따라 서울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이날 발표한 `투자전략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초부터 한국증시의투자 비중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 최근 북한 문제 등을 감안해 결국 비중축소를 결정함으로써 `기권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증시의 주가가 현재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보이나 주가 수준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당초 북한에서 비롯된 정치적 긴장이 빠른 시일에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지나친 낙관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증시는 북한 문제 이외에도 여러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고유가와 불안정한 일본 엔화 시세 및 세계 경기 회복 둔화 등을 대표적인 외부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 정권의 출범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정부가 재벌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시장이 진정 원하는 것은 성장 위주의 거시정책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이같은 분석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아태 지역 투자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의 비중은 14.0%로 여전히 호주의 38.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