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의 핵심적인 화학무기 생산시설로 지목하고 있는 화학공장이 1985년 영국에 의해 비밀리에 건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 폭로했다. 이 신문은 독자 입수한 정부 문건을 분석한 결과, 총 1천400만 파운드의 공사비가 들어간 이라크의 팔루자 2 화학공장이 겨자 및 신경가스 생산에 사용될 가능성이있음을 영국 정부 각료들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영국 고위 관리들은 가디언이 입수한 이 문건에 사담 후세인이 적극적으로 적군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문제의 염소공장이 겨자가스 생산에 사용될 `강력한 가능성'이 있다고 적고 있다. 당시 후세인은 이란과 전쟁중이었으며 수천명의 이란 병사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보고에도 불구하고 대처 정부의 각료들은 비밀리에 공장 건설 계약을 수주한 영국의 우데(Uhde)사의 보험에 보증을 서는 등 재정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폴 챈넌 당시 무역장관은 화학 관련 시설의 이라크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미국에 계약의 존재를 숨겼으며 관련 정부 부처에도 철저히 비밀에 부칠 것을 지시했다. 채넌 장관은 영국 정부의 지원 사실이 알려질 경우 국제적인 이미지 손상이 있을 것이란 외무부의 주장과 화학무기 생산에 전용될 수 있다는 국방부의 건의를 묵살하고 "다른 무역 부문에 나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지원을 강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은 바그다드에서 80㎞ 정도 떨어진 하비니야 공군기지 인근에 세워진 팔루자 2 염소공장이 화학무기 생산을 위해 전용됐던 대표적인 시설의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한 정찰위성 사진은 팔루자 2 화학공장을 화학무기 시설로 표기하고 있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가 지난 9월 발행한 이라크관련 보고서도 이 공장을 화학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됐다가 재건된 대표적인 시설로 적시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