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6일 첫 여성전용 모델인 `뉴 EF쏘나타 엘레강스 스페셜'을 출시하는 등 차업계가 최근 들어 여성고객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성고객이 부쩍 늘어난 데다 갈수록 여성의 `입김'이 세지면서 차 구매의 최종결정권을 `아내'가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성고객을 무시하고차를 만들었다간 큰 코를 닥칠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여성취향의 다양한 편의사양 장착 등 여성고객을 사로잡으려는 공세가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확산될 조짐이다. ◆여성 고객 꾸준히 증가 =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성별 차량 등록현황'(누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대수에서 여성 등록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93년에는 14%에 그쳤으나 2000년 15%, 2001년 18%, 2002년 19%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1가구 2차량이 늘어나면서 여성 `오너 드라이버'도 함께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전체 등록자 중 법인을 빼고 순수하게 남.여 비율만 따지면 여성 비율은 93년 15%, 2000년 18%, 2001년 19%에 이어 2002년에는 20%를 차지했다. 메이커별로는 올 1월말 현재 GM대우(대우차 포함)가 23.0%로 여성등록자 비율(여성등록자/여성+남성 등록자)이 가장 높았고 르노 삼성 22.1%, 기아차 20.4%, 현대19.6% 등의 순이었으며 RV(레저용 차량) 비율이 높은 쌍용차가 15.8%로 여성고객 비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수입차는 여성 등록대수가 1만7천105대로 여성 비율이 무려 28.6%나 됐다. 이와 함께 2-3년 전부터 각 업체의 시장조사 결과에서 `차를 선정하는 최종 의사 결정권을 사실상 여자가 갖는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고 있다. ◆여성 취향 살리기 `잰걸음' = 여성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몇 년전부터 차업체들이 제작단계에서 운전대를 체형과 눈높이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파워 & 틸트 스티어링휠'이나 후방장애물 감지시스템, 야간 조명 장치 등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6일 여성전용으로 개발한 `뉴 EF쏘나타 엘레강스 스페셜'을 출시, 여성 고객 유치에 본격 가세했다. 현대차가 여성전용 모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여성취향에 맞게 퀸스베이지 내장컬러를 적용하고 야간에도 화장이 가능한 조명전용 화장거울, 핸드백이나 쇼핑백을 걸 수 있는 핸드백 걸이 등 여성전용 인테리어를 갖춘 것이 특징. 또 측면 충돌사고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앞좌석 측면 에어백도 기본으로 장착했다. 하지만 여성고객을 겨냥한 승용차가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우차는 지난 97년 업계 최초로 쌍쌍차 개념으로 라노스의 3도어, 5도어 해치백 모델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각 출시했으며 특히 여성전용인 `줄리엣'의 경우 이례적으로 빨간색 모델을 광고에 등장시키도 했다. 이어 2000년 출시된 레조에는 하이힐을 벗어서 보관할 수 있는 `언더 트레이'와어린이 장난감 보관용 수납함, 화장용 거울 등 각종 편의장치들이 장착돼 있다. `레조'의 원뜻 자체가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그늘진 쉼터'로 여성 고객층을 겨냥한 이미지를 풍긴다. GM대우차는 앞으로 옵션으로 차량 내 재떨이 대신 여성용 보관함을 설치하거나 치한에 대비, 안전보완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기아차도 파월&틸트 스티어링 휠이나 열선 시트, 인조가죽시트 등을 장착한 리오 SF 레이디형을 선보였으며 르노삼성은 준중형차인 SM3당시 여성 컬러리스트를 기용, `선키스 오렌지'색을 고안한 것을 비롯, 여성이 좋아하는 펄 색상을 많이 가미시키는 등 `컬러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