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브랜드의 홍수속에 신발왕국 부산의 자존심과 명성을 지켜가는 세계적인 기업이 있다. '비트로'라는 브랜드로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에서 신발과 스포츠 용품을 개발하는 학산(대표 이원목)이 주인공.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애용하지 않아 화가 납니다. 한국의 대표선수나 스포츠 동호인들이 외국상품보다 품질에서 손색없는 우리 상표를 써야 기업도 살고 민족 자존심도 높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사장의 신발에 대한 애국심과 애착은 남다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사브랜드를 포기하고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 것과 달리 지난 88년 문을 연 학산은 부산에 뿌리를 내리며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학산의 경쟁력은 신발에 관한 한 모든 것을 다하는 시스템에서 출발한다. 영업과 연구개발은 한국에서, 디자인은 미국 등지에서 아웃소싱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생산과 판매기획도 국내에서 이뤄지고 해외협력공장에 기술진을 보내 생산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사장은 비트로를 선보인지 10년이 되는 올해를 제2의 도약 원년으로 정했다. 우선 매출 목표를 7백억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의 4백50억원보다 55.5% 증가한 것. 수출을 늘리고 더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올들어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테니스화의 명성을 발판으로 배드민턴화와 마라톤화를 선보였다. 가볍고 충격을 흡수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로 출시되자마자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화 등산화도 개발, 발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도록 제작했다. (051)757-8191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