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과 작전(이라크 전쟁)취재 지원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정식 기자회견은 아니지만 관심있는 외국 언론사의 지국장은 1월30일 외신기자센터로 오십시오." 국방부가 지난 주말 외신기자들에게 보내온 메일이다. 얼마전에는 현장 취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함선 동승까지 허용키로 했다. 특수작전 현장은 제한하겠지만 웬만한 취재는 도와주겠다는 취지다. 대부분 미국 언론사들이 참여한다. 전쟁취재기자를 위해 군인들에 준하는 예비훈련까지 제공했다.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는 시계바늘은 이렇게 재깍 재깍 돌아가고 있다. 페르시아만으로 파견되는 미군 병력이 급증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대언론 작전도 마무리 돼가고 있다. 10여년 전 걸프전쟁 때보다 더 생생한 전쟁 장면과 구체적인 작전상황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의 전쟁 준비는 동맹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독일 프랑스가 '미국만의 나홀로 전쟁'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단은 활동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미 국민들의 전쟁지지율도 급락했다. 미국의 단독 공격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빨리 매듭짓고 싶은 미국에는 적지않은 걸림돌들이다. 그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전쟁준비는 이미 정해져 있는 듯한 시간표에 따라 착착 이뤄지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중요한 행사가 겹쳐 있다. 27일 월요일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유엔 안보리에 사찰보고서를 낸다. 보고서에 대한 미국의 공식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다음날인 28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한다. 올해 주요 국정과제를 밝히는 자리지만 이라크 전쟁에 관해 부시 대통령이 어떤 의지를 밝힐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틀후 30일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워싱턴에서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이라크 전쟁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국의 선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