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년전인 2000년 1월14일은 다우존스 공업 평균지수가 11,772.98을 기록한 월 가(街) 최고의 날이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다우존스 공업평균 지수는 그러나 최고 기록을 수립한 직후 곧바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 13일 현재 8,785.98로 3년동안 25%가 빠진 상태이며 3년전의 기록에 다시 도달하기 위해서는 33.4%가 올라야 한다. 14일 CNN 머니에 따르면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 기록을 수립한지 3주년을맞아 월가에서는 과거와 같은 영광이 재현될 수 있을지, 만약 가능하다면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업주 30종목 평균인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958년 불과 1년만에 무려 33.96%가 오르면서 `대약진'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그같은 전례는 이후 40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다우존스 지수가 3년전의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서는 얼마나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인가. 퍼시픽 아메리칸 시큐리티의 마이클 코언 조사국장은 "올해가 좋은 한해가 될것 같지만 그만큼(1958년) 좋은 한해는 아닐 것" 이라며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려면3-4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3년전의 상황을 지금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크게 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는 1.25%로 41년만의 최저 수준인 반면 당시에는 FRB가 금리를 인상하고 있었고 이후 12개월간 한번도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급속도로 번져나간 IT(정보기술) 붐과 함께 소위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오류문제)'에 따른 컴퓨터 대란의 우려속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경제는 그야 말로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주식시장도 지금과 같은 소수점이 아니라 백분율로 표현되던 시기였고 엔론이나월드컴과 같은 기업의 회계부정 스캔들은 물론 지난 2001년 9.11 테러처럼 미국이공격을 당하리라고는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월가는 기업들의 거래 움직임으로 요란했고 미 국내 최대 인터넷 업체인 AOL이2000년 1월 10일 수십년된 언론사인 타임워너와 1천820억달러 규모에 합병을 시도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CNN 머니등을 운영하고 있는 `AOL-타임워너'의 고상한 희망은 실현되지않고 있으며 당시에 자주 언급됐던 `다우지수-3만'이란 장비빛 환상도 아직은 막연한 `희망사항'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 토털 리턴의 빌 그로스 매니저처럼 `다우지수-5천'이라는 민망할 정도의 전망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시대가 실로 엄청나게 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