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이자 알 카에다 조직의 제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흐리의 이름으로 서방세계에 대한 `지하드'(聖戰)를 촉구하고유엔을 비난하는 내용의 소책자가 14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이슬람 웹사이트인 Nidaa.com에 발표된 `충성과 거부'라는 제목의 이 30쪽짜리책자는 알-자와흐리의 자필 서명이 들어있고 출간 날짜는 2002년 12월로 돼 있다. 런던에 있는 마크리지 연구센터의 하니 알-시바이 소장은 문제의 사이트가 탈레반과 아프간의 축출된 통치자들,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면서 "문체나 사용한 용어로 봐서 알-자와흐리가 전에 쓴 글들과 같다"고 말했다. 알 시바이 소장은 알-자와흐리가 이 저서를 통해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지하드를 일으키려는 것으로 본다면서 그 스스로가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책을 펴내게 된 동기를 "이슬람 세계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 때문"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알-자와흐리와 함께 교도소에서 복역한 적이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자 몬타세르엘-자야트는 그가 이 책을 직접 집필한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통치하지 않는 이슬람 국가나 아랍 국가는 전복시켜야 하고 이교도(서방국)들에게는지하드를 벌여야 한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집트 출신의 의사인 알-자와흐리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데테러전에서 빈라덴과 함께 현상금 500만달러의 수배대상 1순위에 올라있는 인물인데 그의 행방은고사하고 생사조차도 불분명하다. `충성과 거부'는 정부에 의해 임명된 종교 지도자들과 언론인, 작가, 사상가,법집행요원 및 공무원들은 부패한 통치자들의 조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 통치자는 서방세계가 이슬람 국가들을 통치하도록 거든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 책은 또 유엔을 `이교도' 기구로 규정, 이슬람 국가들의 거부를 촉구하는 한편 미국과 긴밀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세속헌법으로 통치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관계정상화를 서두르고 여대생들의 베일 착용을 금하는" 터키를 차례로 비판했다. 빈 라덴의 주치의이자 정신적 자문역인 알-자와흐리는 지난 1995년 파키스탄 주재 이집트 대사관 폭파 및 이집트 관리 살해 기도 등 혐의로 지난 1999년 이집트 법원의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카이로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