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굳어지는듯했던 프로농구 개인 타이틀 판도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1인 독주 체재로 진행되던 각 부문 순위가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으로 혼전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것이 득점 부문이다. 한때 평균 30득점을 넘나들며 2위를 멀찌감치 따돌렸던 리온 트리밍햄(서울 SK)의 아성에 마르커스 힉스(대구 동양)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부문 5위권에 머물던 힉스는 올 해들어 치른 6경기에서 평균 37.5득점이라는경이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현재 평균 26득점으로 트리밍햄(26.94점)과는 1점차 이내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트리밍햄은 팀내 유일한 득점원이었지만 존 와센버그의 가세로 공격 기회가 분산돼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2∼3경기 뒤에는 힉스가 따라잡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어시스트 순위도 마찬가지다. 초반 엎치락뒤치락했지만 3라운드에 접어들면서이상민(전주 KCC)이 굳건한 선두를 유지하던 이 부문에 황성인(서울 SK)이 무서운기세로 따라붙고 있다. 황성인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9.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총 262개(평균 7.71개)로 이상민(268개.평균 7.88개)을 6개차로 압박해 들어갔다. 하지만 황성인은 스틸에서는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팀 동료인 트리밍햄과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 시즌 스틸왕 김승현(동양)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판도를 뒤집었다. 지금은 김승현(2.57개)의 뒤를 황성인(2.47개)과 트리밍햄(2.44개)이 쫓는 양상. 지각변동은 3점슛 부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사상 첫 용병 3점슛왕 탄생이 시간 문제인 것처럼 보이던 데이비드 잭슨(113개.원주 TG)이 최근 주춤한 사이 문경은(107개.인천 SK)이 12일 9개의 3점슛을 꽂아넣는 등 6개 차로 따라 붙었다. 잭슨은 3점슛 성공률에서도 최근 힉스에게 선두를 양보했다. 그러나 리바운드와 블록슛에서는 타이틀 홀더인 라이언 페리맨(창원 LG)과 힉스가 여전히 큰 차로 앞서가고 있어 2연패가 확실시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