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의 차기정부 경제정책 비판 파문의 여진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경련의 김석중 상무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목표는 사회주의"라며 원색적인 공세를 펼친 것으로 외신에 보도됨에 따라 인수위와 전경련간 갈등이 크게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부회장의 발언 때는 대응을 자제했던 인수위원회는 김 상무 발언보도를 접한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기조와 대통령직 인수위의 정책방향을 심히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한 유감표명과 함께 해명을 요구, 이번에는 차기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근거없는 비난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김석중 상무는 친지 결혼식에 따른 개인적 용무로 인도네시아를 여행중인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경련은 일단 `공식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며 물의를 일으키게 돼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차기정부가 개혁성향이 높고 인수위 역시 개혁적이며 평소 재벌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에 비쳐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경련과의 갈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계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5+3 원칙을 제시하고 인수위 역시 대기업 개혁을 자율.장기.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재계는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며 긴장감 속에 인수위의움직임에 잔뜩 신경을 쓰고 있다. 한때 재벌정책의 타깃으로 인식됐던 삼성은 "정부의 재벌정책이 기업의 글로벌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고 보며 이런 방향의 정책에 대해 협력하겠다"고 밝혀재벌정책을 둘러싼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차기정부가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집단소송제, 금융기관 계열분리 청구제도 등 획기적인 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추진시기나 시행강도가결정되지 않은 마당에 인수위나 차기정부의 신경을 필요 이상으로 건드려 봐야 재계에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 상무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발언의 진위에 관계없이 전경련에대한 인수위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재계는 인수위와 재계를 대변하는 전경련의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자 김 상무의 발언이 다소 경솔했다며 불똥이 기업으로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개혁적인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기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재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마당에 너무 지나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정부와 재계간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김 상무의 발언을 간접 비난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도 "지금은 정부와 재계가 팽팽한 긴장속에서 서로 조심하는 상태"라면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대기업과 마칠을 빚고 갈등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재계 관계자는 "김 상무의 발언은 차기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일각의 우려를 다소 과장되게 드러낸 것이긴 하지만 정부 역시 급진적인 개혁정책에대한 재계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