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총괄지휘할 사령부의 전투작전요원을 걸프지역에 대거 파견하고 영국도 해병대 파견과 예비군 동원에 나서는 등 전쟁의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오는 27일 보고서 제출을 앞둔 유엔 무기사찰단은 헬기까기 동원하며 이라크의대량살상무기 증거찾기 노력을 강화했다. 또 이라크가 지난달 제출한 대량살상무기 관련보고서에 생물 무기 분야가 불충분하다는 주장이 집중 제기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미.영 전쟁준비 강화= 미국이 걸프지역에 병력파견과 군사기반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라크 전쟁상황을 지휘할 미 중부사령부의 육.해.공군 분야 작전요원들이 카타르 사령부(Camp As Sayliyah)에 파견됐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결정할 경우 미군의 작전돌입 태세가 사실상 완비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7일 중부사령부의 전투 작전요원들이 이번주들어 카타르 기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의 공보담당인 짐 윌킨슨도 작전요원 배치 사실을 확인했으나 요원의규모와 이동시기 등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달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은 카타르 기지에서 전쟁준비의 일환으로 이해되는 컴퓨터 가상 전투훈련 상황을 지휘했다. 미군 소식통들은 이번에 카타르로 이동한 작전요원의 규모도 지난달 훈련당시와비슷한 규모이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 프랭크스 사령관은 카타르 기지에서 전투를 지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7일 워싱턴에 머물며 병력배치를 포함한 이라크 상황을 점검했으며,금주중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부시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다. 미군의 움직임에 맞춰 영국도 7일 3천여명의 해병대 특공대로 구성된 해군병력의 배치와 1천500여명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쟁준비에 나섰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 걸프지역 군사력 증강작업의 일환으로 1차로 1천500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상당한" 규모의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걸프지역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지중해로 파견될 것이라고덧붙였다. 영국은 또 전쟁준비의 일환으로 즉각적인 승.하선이 가능한 6-8대의 함선을 용선계약했다고 세계적인 해양 전문지 영국의 로이드 리스트(Lloyd's List)가 8일자로보도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지난 4일 영국이 용선계약할 반잠수함선은 영국 특공대가 이라크 남부에 대한 상륙작전시 활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군에 대해 이라크 파병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군 신년하례회에 참석, 연설을 통해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여러분이 선택한 군인이라는 직업의 핵심이다. 우리는 이라크가 어떻게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를 준수하는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거듭 경고했다. ▲유엔사찰단 활동 강화= 유엔 사찰단은 이날 사찰재개 후 처음으로 헬기를 동원해 대량살상무기 조사에 나섰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소속 화학무기 사찰요원 13명은 7일 오전헬기(Bell-212) 3대에 분승해 바그다드 서쪽 400㎞지점의 알-카임 인근의 인산 광물(비료) 공장을 사찰했다. 이라크 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바그다드 교외 알-라시드 공군기지를 출발한 사찰팀은 오전 9시30분 시리아 국경에 인접한 이 공장에 도착,조사를 벌였다. 히로 우에키 UNMOVIC 대변인은 이 공장이 91년 걸프전 발발 이전에 우라늄 가공을 한 곳이라고 밝혔다. 사찰팀은 지난해 12월에도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사찰팀은 지난 주 헬기 6대를 이용해 사찰 활동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기술적인이유"로 헬기 이용 계획을 연기했다. ▲유엔보고서 `결정적 증거' 없을 듯= 유엔사찰단의 활동이 강화되긴 했지만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여부의 규명 작업은 여전히 진척이 느리게 진행되고있다. 한스 블릭스 무기사찰단장은 오는 9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획득, 또는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를 안보리 이사국에 할 예정이라고 독일의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블릭스 단장의 보고서는 자신이 이끄는 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들이 대량살상무기의 증거는 물론 이를 운반할 로켓 등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포함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살상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증거도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블릭스 단장은 이라크가 지난달 제출한 1만2천쪽에 달하는 보고서와 관련,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관계자들은 이와관련, 이라크가 지난달 제출한 보고서에는 탄저균 등 생물무기의 생산및 운반수단 등에 대한 해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워싱턴 방문 중 ABC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WMD 보유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며 '수개월' 후에나 임무 완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블릭스 단장과 함께 오는 27일 유엔사찰단의 활동 보고서를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CNN 회견에서도 "아직 명백한 증거(smoking gun)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해도 아직 규명해야 할 것이많다"고 말하고 "오는 27일까지 현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겠지만 이는 완결판이나 최종 보고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공화당 상원 지도자인 빌 프리스트 의원은 7일 ABC방송에 출연, 이라크가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며 결국 미국은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준비 부산= 이라크는 미군 공격에 대비해 바그다드 외곽의 1차 저지선을 포함한 2중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7일 미 정보관계자의말을 인용, 보도했다. 2중 방어선은 후세인 대통령 등 정부 지도자 호위및 생물.화학무기 방어를 위한것으로 이라크는 이를 통해 미군의 바그다드 진군을 저지하는 한편 적군에 투항하는병사들의 바그다드 공격도 막기위한 것으로 신문은 풀이했다. (워싱턴.런던.유엔본부.베를린.바그다드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