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30일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북한 핵문제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을 꼽고 이같은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과 이라크 전쟁위기에 북핵 문제까지 겹치면서 주가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당분간 지켜보거나 향후 주가회복을 염두해 두고 낙폭이 큰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

미국과 이라크 전쟁 가능성에 북한 핵문제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반도체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 600선 붕괴 가능성은 물론 10월의 전저점인 580선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1월에는 580~650선 정도의 박스권 등락을 상정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이후 미국 PC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만이 탈출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홍래 동원증권 리서치센터장

주가급락은 전적으로 증시외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다. 미국과 이라크 전쟁설, 유가인상 등의 문제보다 북한 핵문제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불안한 한국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오늘 1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하고 있다.

증시외적인 요인에 의한 급락이므로 향후 전망, 회복시기 등을 점치기 어렵다.

적어도 내달 초까지는 하락장을 면하기 힘들 것 같다.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어떤 실마리가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분위기는 또 갑자기 바뀔 수도 있다.

일주일 전만해도 대부분 670선을 지지선으로 거론했으나 현재로서는 600~620선이 지지대가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

주가급락의 원인으로 북핵 문제와 수급불안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북핵 문제는 내년 1~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 연말.연시에 주가가 오른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현 장세를 매도보다는 매수 쪽으로 해석하고 주가가 많이 떨어진 대표 우량주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

북핵 문제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낙폭이 예상보다 크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악화되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내년 1월에도 북핵문제, 미국과 이라크 전쟁 등 외부악재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기 때문에 주가전망은 밝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바라볼 때 증시자체의 가치평가적인 측면보다 베팅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즉 북핵 문제는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지수가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기보다 낙폭이 큰 종목에 관심을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부충격에 의해 시장이 하락했을 때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부터 회복되는 만큼 투기성격이 짙은 종목을 제외하고 하락폭이 컸던 종목을 찾는데 주목해야 한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미국과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이유와 단기적으로 악화된 수급상황이 겹치면서 장을 급락시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650까지 하락할 것으로 당초 짐작했지만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게 됐다. 물론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이 손을 빼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다.

북핵 문제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북한의 `벼랑끝 전술'로 이어질 경우 시간은 더욱 지연되면서 증시에는 악재가 지속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거래소시장의 우량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일단 `절대적인 매도 시점'으로 보지 말고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며 코스닥은 검증된 대표주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