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02년 정보기술(IT) 분야를 표현할 때 딱 어울리는 말이다.

IT 분야는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으나 디지털 시대를 향한 거센 변화의 움직임도 함께 보여줬다.

2002년을 장식했던 IT 분야의 새로운 기록들을 돌아보며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


◆1천만=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0월말 기준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98년 6월 두루넷이 케이블TV망을 이용해 처음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4년여 만에 이뤄진 일이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99년 37만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 4백2만명,2001년 7백81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지난 10월 마침내 1천만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이용자 급증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ADSL) 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VDSL) 등 새로운 기술의 발빠른 상용화와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1억=국내 휴대전화기 생산 대수가 올해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1억2천만대(12월하순 기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수출 대수는 9천6백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85%를 차지했다.

특히 휴대전화기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총 1백12억4천7백만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백억=닷컴 업계에도 순익 1백억원 시대가 열렸다.

포털업체인 NHN은 한게임과 네이버 운영에 성공을 거두며 올해 상반기에 매출 3백억원,순이익 1백5억원을 올렸다.

순수 닷컴기업으로 순익 1백억원을 돌파한 것은 NHN이 처음이었다.

닷컴 업계는 지난 수년간 수익성 부재라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으나 NHN 네오위즈 야후코리아 드림위즈 등의 잇따른 순익 실현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1조=전자상거래의 급속한 확산으로 분기별 인터넷 쇼핑몰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1조3천3백90억원을 기록,지난해 4·4분기에 비해 36% 증가했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매년 급속한 성장률을 보여 지난해 4·4분기에는 1조원에 조금 못미치는 9천8백7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30=국내 이동전화 보유자의 무선인터넷 이용률이 30%를 뛰어넘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지난 9월 조사에 따르면 12세 이상 이동전화 사용자의 32.3%가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27.4%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6개월 사이에 5%나 증가하는 빠른 상승률을 보인 것.

콘텐츠별 이용률은 캐릭터·멜로디 다운로드 서비스,게임,e메일 순이었으나 멜로디 다운로드 외의 다양한 서비스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