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처리시설 봉인제거와 감시카메라작동정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출국요구 등 최근 북한의 강공은 엄포만은아니라고 2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불과 며칠전 만 해도 북한의 핵 카드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워싱턴으로부터 추가 원조를 받아내려는 의도된 허풍으로 인식됐으나 IAEA 사찰단 추방 결정과 무기급 플루토늄 재생이 가능한 실험시설을 재가동할 것이라는 선언은 북한이 원자폭탄 제조를 매우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핵 개발에 대한 북한당국의 공세는 노련한 북한 관측통들까지 놀라게 할 만큼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핵 개발 재개 의사를 천명한 지난 12일이후 단 12일만에 북한 당국은 IAEA 봉인을 제거하고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설치됐던 감시카메라도 작동을 정지시켰으며, 그로부터 나흘 뒤 영변의 구 소련제 5MW(메가와트)급 실험용 원자로에 연료봉을 옮기는 것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지난 27일 북한은 IAEA에 대해 핵 동결을 감시해 온 사찰단원들이상주할 명문이 없다며 주당 두 차례 운항되는 국제선 항공기 비행일정중 가장 빠른31일 추방할 것임을 선언하는 등 핵을 둘러싼 북한당국의 대응이 급속히 전개돼왔음을 예로 들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미 싱크탱크 '안보와 지속적 개발을 위한 노틸러스연구소' 피터 헤이즈 소장은 "북한이 초고속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그들이 미국에 호사스런 시간을 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5MW급 원자로 재가동 결정이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지만 원자로 재개에적어도 몇 개월이 필요하고 연료봉이 원폭제조에 사용될 수 있으려면 최소한 몇 년이 소요, 공황으로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타임스는 진정한 위기는 북한은 이미 지난 주 봉인 제거와 감시카메라철거로 약 8천개에 달하는 폐연료봉을 확보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에 인용된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5MG급 원자로 재가동으로 충분한 위험경보가 되지만 그러나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한다면 아주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최근 수주에 걸친 초고속 강공으로 볼 때 북한은 가능한 한 핵폭탄제조하거나 어쩌면 기존 무기들을 보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기술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지 여부는불분명하나 제네바 기본합의에 앞서 이미 1-2기 핵무기를 제조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