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자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주민들은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축제 분위기로 마을이 떠들썩했다. 마을 사람들은 미리 준비해둔 막걸리와 돼지수육 등으로 마을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통령을 배출한 동네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며 노 당선자의 어릴 적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노 당선자의 작은 형인 건평씨(60)는 동생의 당선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고향인 봉하마을을 지키며 노 당선자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던 건평씨는 이날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가슴을 졸이며 개표방송을 지켜보다 학수고대했던 당선 확정소식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동생이 지난 88년 부산 동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원칙을 지키는 고집스러운 성격 때문에 늘 걱정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동생은 어느 대통령보다 소신을 가지고 깨끗한 정치를 펼쳐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끊이지 않는 주위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도 "동생이 대통령 업무를 잘 수행해 한국을 세계적인 국가로 발전시킬지 걱정이지만 동서화합과 남북문제 등 국민 앞에 약속한 공약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말을 거듭 강조하며,마을 주민들과 잊지 못할 겨울밤을 보냈다. ○…노 당선자의 어린시절 단짝인 이재우씨(56·진영농협 조합장)는 노 당선자에 대해 "원칙을 고수하고 고집이 세 지길 싫어하면서 톡톡 튀는 성격의 소유자"라며 "더 이상의 부정부패가 이 나라에 없도록 할 수 있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대창초등학교 1년 후배이면서 진영중 동기인 안충호씨는 "지난 64년 가을 울산 비료공장 신축현장에서 6개월 가량 노 당선자와 함께 막노동을 했다"며 "막노동 경험을 잊지 말고 어려운 시민을 위한 정치를 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봉화산 정기가 노 당선자에게 힘이 돼 대통령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며 "봉화산 정기가 국민화합과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