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명의 사상자를 낸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 테러범들이 무더기로 검거되면서 범행 실체가 90% 정도 드러나는 등 경찰 수사가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찰청 관계자는 8일 지난 10월 발리 테러 사건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범행 모의에서 실행에 이르는 전과정의 90% 이상이 모습을 드러냈고 범행 가담자 절반 이상이 검거됐다고 밝혔다. 다국적 수사팀의 마데 망쿠 파스티카 팀장도 "테러 핵심 용의자 암로지(40)가지난 달 5일 검거된 것이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결정적이었다. 암로지 체포 이후수사가 급진전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범행 모의를 주도한 이맘 사무드라(32)는 암로지의 친형으로 동남아시아 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새로운 책임자인 무클라스의 부하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사무드라는 지난 6일 공범 4명과 함께 자카르타 소재 경찰청사에서 무장 경찰관들에 의해 삼엄한 호위를 받으며 발리로 압송될 당시 "알라를 위해서. 승리가 확실하다. 알라는 위대하다"고 소리쳤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슬람교도에 대한 불의에 격분한 나머지 지하드(聖戰) 전개를 위해 서방인들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고 자백했다. 다국적 수사팀은 모든 테러 용의자들을 격리, 수용한 채 범행 배후 및 다른 범죄와 관련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발리 쿠타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파스티카 팀장은 "무클라스가 말레이시아인 완 민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범행준비금을 지원받았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무클라스는 최근 싱가포르를 비롯한 5개국의 수배령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도주한 함발리를 대신해 JI를 이끌다가 지난 3일 검거됐다. 파스티카 팀장은 또 JI의 정신적 지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아부 바카르바시르다. 그와 압둘라 숭카르가 JI를 창설한 사실을 세상이 다 안다. 숭카르는 이미 죽었다"고 답변, 자카르타 소재 경찰병원에 감금돼 있는 바시르를 지목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