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도 심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병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權鉉哲) 교수팀은 갑자기 나타난 가슴통증,신부전증 등의 증상으로 지난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원을 찾은 환자 20명(남 4명,여 16명)을 진단, 치료한 결과 `스트레스성 심근증'으로 밝혀졌다고 3일 밝혔다. 이 병은 정상 심장기능을 유지하던 사람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일시적인 심장마비를 겪는 증상으로, 지난 97년 프랑스에서 첫 보고된 이후 서구 각국과 일본 등에서 사례가 보고됐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권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열린 대한순환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권 교수는 이들이 심근경색 환자의 특징인 심근폐색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피를 내보내는 좌심실 심층부가 갑자기 기능을 정지하면서 극심한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증상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환자들은 기존 심근경색 환자들과 달리 심장부의 기능이 모두 정상이었고, 심장병 유발인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권 교수는 덧붙였다. 권 교수는 "환자들이 발병 전 사업실패와 부부갈등, 추락사고, 급성질환 등 정신.육체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특별한 심장병 징후가 없었던 점 등으로미뤄 볼 때 스트레스에 의한 심장병이 확실하다"며 "앞으로 스트레스가 심근증을 일으키는 경로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