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펀드 붐을 일으켰던 1세대 닷컴업체인 인츠닷컴이 문을 닫았다. 엔터테인먼트 포털인 인츠닷컴(대표 박유정)은 지난 15일부터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또 이달 중순께 전직원이 퇴사했으며 서울 방이동 사무실 문을 최근 닫았다. 인츠닷컴측은 이달 중순께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홈페이지를 폐쇄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띄운 후 대부분의 신규 인터넷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인츠닷컴 사이트는 당분간 한메소프트가 위탁관리권을 넘겨받아 운영한다. 한메소프트는 조만간 인츠닷컴의 채권.채무를 정리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메소프트 관계자는 "인츠닷컴의 채무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심각해 현재의 자산으로는 부채정리가 어렵다"며 "이른 시일 내에 주주총회를 거쳐 사실관계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인터넷광고 사이트인 '보물찾기'로 출발해 국내 최초로 네티즌펀딩을 도입하는 등 인터넷 붐을 일으켰던 인츠닷컴은 사라지게 됐다. 인츠닷컴은 네티즌펀드 플래시애니메이션 등으로 한때 4백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유망한 닷컴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창업자 이진성 전 사장의 자금횡령 사건이 터진 후 파행적인 회사 운영실태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개인지분을 늘리기 위해 회사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 전 사장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까지 받았다. 이 사장이 물러난 후 새로운 1대주주가 된 홍콩계 투자회사인 파이오니아캐피털은 박유정 대표를 후임사장으로 임명하고 사업을 꾸려 왔으나 자금난과 수익모델 부재로 인해 경영압박을 받아 왔다. 닷컴업계 한 관계자는 "파이오니아측에서 더 이상 회사를 꾸려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한때 잘 나가는 회사로 주목받았던 닷컴기업이 경영진의 파행적 운영으로 한순간에 망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