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야드 그 이상(More than 300 yards)" 골퍼라면 이 한줄의 카피가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솔깃할 터다. 3백야드는 장타를 희망하는 이들의 "꿈의 거리"다. "나이키 골프"의 "나이키 드라이버 X버전 시리즈" 광고는 "300"을 비롯한 "달콤한 미끼들"로 타깃 소비자인 골퍼들의 시선을 붙든다. 배경은 푸른 창공 아래로 펼쳐진 그린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통쾌한 샷을 날리는 모습을 뒤로놓고 눈앞에는 클로즈업된 클럽 헤드가 바짝 다가와있다. 나이키 특유의 날렵한 로고가 선명한 헤드 주변에는 제품의 장점이 깨알같은 글씨로 조곤조곤 적혀있다. "타이거 우즈의 경기력 향상에 적용된 기술""기대이상의 비거리""정확한 방향과 고난도 샷".. "타이거 우즈"라는 이름으로 신뢰를 확보한 광고는 골퍼들의 "희망사항"을 확실하게 충족시켜 줄 것 같은 기대를 적절하게 불어넣는다. 골프클럽은 제품특성상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 필드에서 입소문을 통해 닦아진 공고한 시장구도를 뚫기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나이키측은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타이거 우즈"라는 보증수표를 내세워 뛰어넘는다. "타이거 우즈도 쓰는 드라이버"는 자연스럽게 "나도 타이거 우즈처럼."이라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꿈"으로 이어진다. 또한 한국인 체형에 맞춘 아시안용 제품이 따로 있다는 배려도 솔깃함을 더한다. 간결하지만 타깃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으며 제품의 우수성을 적절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 이런 점에서 "한 샷"안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 하는 지면광고의 한계를 성공리에 넘어선 광고로 평가할 만하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