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측의 노동조합비 가압류나 손배소송등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재정난에 처한 노조들이 채권을 발생, 노조의 자금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이다. 22일 민주노총과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장기파업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임금,조합비 가압류 등으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조들이 장기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충당, 채권발생이 노조의 자금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개월이 넘는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임금과 조합비 등 모두 77억원이 가압류된 상태에서 지난 9월부터 액면가 5만원의 장기채권을 발행, 8천여장을 판매해 현재까지 4억원정도를 확보했다. 또 한국통신 계약직 노조도 지난해 7월부터 액면가 5만원부터 채권을 발행해 8천만원 상당을 판매했으며,구입자가 금액을 기록하는 채권의 경우 최고 200만원의채권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 노조도 지난 8일부터 노조 사업비, 징계자 임금 지급 등을 위해 액면가 10만원과 50만원 등 두 종류의 채권을 발행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노조들이 채권발행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꼭 상환을 받는다기 보다는 어려운 노조를 '십시일반'으로 돕고 투쟁을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노동계 안팎에서 채권을 구입해 주는 관행이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업 등이 끝난 이후에 채권 상환이 꾸준히 이뤄져 다른 노조가 자금 마련을 위해 다시 채권을 판매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것도 채권판매가 노조의자금원으로서 정착하게 된 하나의 원인이라고 노조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 동안 조합원들이 기금을 마련하거나 일일찻집 개최, 집회에서의 모금활동 등이 노조의 주된 자금원이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던 게 현실"이라며 "장기파업사업장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 채권발행은 앞으로도 노조 재정에 큰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소속 조합을 상대로 지난 7월 사용자측의 손해배상 및 가압류금액을 조사한 결과 모두 39개 사업장 1천26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