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소설가와 시인으로 손꼽히는 박완서와 신경림의 삶과 문학을 정리한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와 "우리 시대의 시인 신경림을 찾아서"가 웅진닷컴에서 나왔다. 이들 책은 지난 92년 출간됐던 "박완서 문학앨범"과 "신경림 문학앨범"을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다시 꾸민 것이다. 책에서는 두 문학가가 스스로 밝히는 문학과 삶에 대한 생각,가장 가까운 이들이 옆에서 지켜본 모습과 작가 연대기,자선 대표작등을 담고 있다. "우리시대의 시인 신경림을 찾아서"에서 신경림은 "오늘의 나의 삶,우리들의 삶에 충실한 시를 쓰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시쓰는 일이 조금씩 편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다"는 말로 시에 대한 생각을 소박하게 털어놓는다. 문학평론가 구중서는 "신경림과 나"라는 글에서 신 시인의 평소 생활,문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신경림의 연대기 "민족시인 신경림"을 쓴 시인 이재무의 글은 시인이 어린 시절 겪은 작은 에피소드에서부터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회상,시인의 문학적 배경을 이뤄온 강과 길에 대한 추적등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우리는 도식주의에 빠져서 리얼리즘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문학다운 문학,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마음이 들뜨고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철들지 않은 모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리얼리즘과 문학주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선 시인의 모습을 숨김없이 그려내 보인다. 문학평론가 이병훈은 신경림에 대해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시'란 신경림 선생의 시세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시가 시 본연의 정신을 회복해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버팀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가 없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라고 말한다. "우리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에서 박완서는 전쟁시기 기억의 회상에서 박수근 화백과의 인연을 매개로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밝힌다. "뛰어난 이야기꾼이고 싶다. 남이야 소설에도 효능이 있다는 걸 의심하건 비웃건 나는 나의 이야기에 옛날 우리 어머니가 당신의 이야기에 거셨던 것 같은 다양한 효능의 꿈을 걸겠다"는 그의 말은 왜 그가 독자들과 가까울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한 단서가 된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가를 지켜본 박완서의 맏딸 호원숙이 쓴 연대기원고는 박완서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글이다. 어머니의 문학적 감수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 호원숙은 작은 사건을 이야기하듯 써내려가면서도 그 속에 어머니의 삶과 문학의 실마리에 대한 선명한 인상을 그려내고 있다. "나는 지금도 어머니의 소설제목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를 보면 식구마다 입었던 털속바지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떠주신 털속바지만 잠옷처럼 입고 겨우내 집 안팎을 다니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립고도 웃음이 나오게 된다"("모녀의 시간"중) 문학평론가 권명아는 "박완서 문학이 단지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녀 문학을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다. 미래를 향해 열려져 있는 그녀의 문학은 고전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치열한 당대성과 동시대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