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부친 홍규 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에는 1일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정.관계 재계 종교계 언론계 등 각계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빈소를 찾은 여야 정치인들은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정쟁 중단'을 다짐했다. 이날 빈소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김석수 총리, 김수환 추기경,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와 한화갑 대표,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민노당 권영길 대통령후보, 이한동 전 총리 등이 다녀갔다. 전 전 대통령은 이 후보를 조문한 자리에서 "아버님께서 상당히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 중요한 시기에…"라며 이 후보 부친의 사망과 대선 정국을 연관시켜 말하기도 했다. 또 일본 와세다대학 특강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을 급히 귀국시켜 조의를 표하고 조문 전화를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러 박 의원까지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답례했다. 이날 밤 조문온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부산지역의 민심을 언급하자 "돛단배를 타다보면 바람이 갑자기 죽어 꼼짝을 못할 때가 있는데 그때는 바람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부산은 바람이 자주 바뀌는 곳"이라며 노풍 재점화 의지를 비쳤다. 이에 앞서 자민련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이 후보를 위로한 뒤 접객실에서 양정규 전 부총재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10여분간 환담했다. 먼저 양 전 부총재가 "잘 좀 도와달라"고 하자 김 총재는 "사돈 남말하고 있네"라고 응수했다. 재계에서는 김창성 경총 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이 후보측은 이날 2천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