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30일부터 3일 간 미국을 방문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로 악화된 양국 관계 회복에 나선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피셔 장관이 제2기 외무장관직에 취임한 후 대미(對美) 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셔 장관이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5일 이전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일정이 급하게 마련됐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2개월도 안되는 기간에 피셔 장관을 2번이나 미국에 보내 악화된 양국관계 복원에 나서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간 우호관계가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슈뢰더 총리의 강력한 반대와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전 법무장관의 히틀러 비유로 화가난 부시 대통령이 이를 용서하고 잊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피셔 장관의 이번 방문은 최근 미국이 독일 정부에 관계 회복을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루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유력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는 최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미국 정부가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조건으로 6가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첫째는 11월 21-22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주요 의제로 삼는 것을 독일이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이라크전 발생시 나토가 미군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신문은 또 이라크 공격시 터키가 나토의 공동방위권 발동을 요구하는 것에 반대하지 말 것과 현재 쿠웨이트에 주둔 중인 독일 핵.생.화학전 탐지부대의 계속 주둔도 미국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미국은 독일에 2만1천 명 규모의 나토 신속대응군 창설 지지와 함께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줄 것도 요구했으며 독일이 발칸지역의 평화유지에도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 dpa.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