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은 15일 케이블TV 뉴스채널 YTN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 "불안한 미국경제로 인해 우리까지 어려운 것 같아 억울한 느낌"이라며 "미국 경제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엔론사, 월드컴 등의 분식회계가 그 예"라고 지적하고 "평상심을 유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기업이 투명해야 한다'고 일장훈시를 하곤 했는데 `주한 미국대사인지 미국에서 온 총독인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나친 요구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해 그는 "빅딜은 시장경제에 역행하는 것이었으며, 방법은 전혀 잘못된 것이었다"며 "정부의 개입으로 시장기능을 완전히 죽이는 것은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또 "김대중 정부의 인사 및 정책은 잘못됐다"며 "김 대통령은 시작할 때 의욕이 많아 통일, 문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국가 전체의 능력과 자원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엔 상당부분 불일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정부의 대북사업과 현대그룹간 관계에 대해 그는 "일부에선 현대가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정부가 현대를 활용했다는 게 객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금강산 관광의 경우 능력에 따라 차분히 했다면 오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당 영입의 배제 기준으로 `변절과 배신'을 제시한 것과 관련, "일방적인 은혜에 보답은 못할 망정 반대하는 것은 배신이며, 그런 사람은 정치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합집산을 기준으로 배신이라고 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주장하는 `정치혁명' 개념에 대해 "정치와 정당에 대한 국민의 고정관념 변화가 바로 혁명"이라며 "대기업에 대해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주장하면서 정당엔 주인이 있고, 대선후보로 2,3번 나간 뒤 떨어지면 야당 총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재력가의 권력추구에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는 "주로 한나라당이 하는 질문인데,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한나라당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듯한 태도"라고 꼬집고 "케네디, 록펠러, 루스벨트 등 기업인 출신들도 서민을 위한 정당인민주당원으로서 대통령이 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고교생인 셋째 자녀의 미국 유학과 관련,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믿지 못해 보냈다면 첫째와 둘째도 미국에 보냈을 것"이라며 "남자는 병역의무를 마친 뒤 (유학)하는 것이 좋고, 여자는 병역의 의무가 없는 만큼 본인의 능력 및 전문분야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장직 문제와 관련, 정 의원은 "스포츠와 정치는 구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유지 입장을 시사했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언명없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축구협회장직을 사퇴하면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징계위에 회부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넘어갔다. chu@yna.co.kr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