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10일 저녁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216년 역사의 스웨덴 한림원 종신회원 18명이 굳게 닫힌 밀실에서 심사하는 문학상 수상자는 노벨상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고 그만큼 추측도난무하는 대상. 후보 작가들의 명단은 50년동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발표 뒤에도 어떤 작가들이 심사대에 올랐는지 오직 추측만 할 뿐이다. 올해 문학계에서 회자되는 유력 후보는 해마다 단골로 오르는 유럽, 미국의 유명 작가들로부터 비교적 덜 알려진 아시아, 중동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올해는 아마도 시인에게 상이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추측 속에 한국의 고은, 시리아의 아도니스, 중국 출신 망명시인 베이다오(北島), 스웨덴의 토마스 트란스트뢰머가거명되고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기준을 놓고 논란도 많지만 해마다 빠지지 않고 얘기되는 것은 지정학적 요인이다. 지난해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난 영국 국적의 인도계 소설가 V.S. 나이폴이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을 점치고 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의 문학비평가 펠리시타스 폰 로벤베르크는 말한다. 그는 필립 로스와 존 업다이크, 토머스 핀천 등 소설가들과 시인 존 애쉬버리 등을 거론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올해는 아마도 미국인이 상을 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라 레푸블리카지(紙) 문학비평가 피에트로 치타티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를, 이탈리아 문학교수 줄리오 페로니는스페인 작가 하비에르 마리아스, 유대인 작가 데이비드 그로스먼과 아브라함 예호슈아를 각각 물망에 올렸다. 한편 스웨덴의 TT 통신은 이번에는 여성 작가 차례가 올 것이라며 미국의 조이스 캐롤 오츠, 라트비아의 비즈마 벨세비차, 덴마크의 잉게르 크리스텐센, 영국의도리스 레싱, 캐나다의 마거릿 앳우드와 앨리스 먼로를 꼽았다. 지난 93년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수상 이후 여성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아직까지 없었다. 이밖에 인도계 영국인 살만 루시디, 소말리아의 누루딘 파라, 헝가리의 임레 케르테스, 네덜란드의 체스 누테붐, 벨기에의 위고 클라우스, 남아프리카의 J.M. 코에치,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이스라엘의 아모스 오즈,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와 벤 오크리, 미국의 수전 손탁과 노먼 메일러, 인도의 라자 라오, 아일랜드의 윌리엄 트레버 등이 지난 몇년간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짜르의 광인(狂人)'으로 잘 알려진 에스토니아 작가 얀 크로스(82)는 몇년째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내가 수상하면 에스토니아 문학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이젠 별 기대도 안 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