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은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성등 대선후보로서 자질을 검증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대북 뒷거래 의혹이 나오는데. ▲뒷거래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인도적 지원과 뒷거래는 다르다.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빨리 진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현대중공업도 현대아산에 277억원 증자했다는데.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말까지 현대계열사중 하나였다. 제가 소액주주이고 현대관련 여러 회사가 35% 지분을 가진 대주주였다. 그런 의사결정 과정에 고문 직함으로 적극 참여한 일은 없었다. 그런 것이 진행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현대가 능력에 비해 큰 사업을 너무 빨리 벌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아산에 현대계열사중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2대주주다. ▲현대중공업 고문이 된 것은 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현대중공업은 큰 회사인데 해외에서 6억-7억달러 계약해도 사후에 신문보도를 통해 아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이 되면 경제.기업 정책을 사심 없이 할 수 있겠나. ▲정경유착의 가장 큰 원인은 부패한 권력이 1차적 원인이다. 권력이 깨끗하면 정경유착 해소된다. 제가 대통령에 출마한 것은 축재하려거나 현대 회사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북 비밀송금설과 관련, 연결고리로 알려진 요시다 다케시를 만난 적 있나. ▲15대와 16대 국회 전반에 통외통위에 있으면서 여러 의원들이 그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 그분이 뭔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궁금하게 생각했다. 여러 일본인이 참석하는 공식적 행사에서 만날 수는 있겠지만 만나서 차 마시거나 밥 먹은 적은 없다. --현대가 정부에 5억6천만달러 지급보증을 요청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남북경협기금의 관광경비 보조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말고 다른 것도 보조하는데 형평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지분의 은행신탁에 대해 '돈 지키며 정치도 즐겨보려 한다'는 비판이 있다. ▲정치 한다고 무책임하게 일할 수 없다. 소액주주에게 경제적 피해 줄 수 없다.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중요 공직에 취임 못한다는 논리는 자유민주주의체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우리나라에 와서 경제장관한다면 좋은 일이다. 대통령이 부정한 돈의 유혹을 안받고 고생한 분을 돕고 의연금도 내려면 어느 정도 경제력은 필요하다. --부친이 대선 때 현대그룹 차원에서 자금과 인력을 동원했던 것을 인정하나. ▲제가 인정하고 말 것도 없이 많은 분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러가지로 잘못되고 바람직하지 않다. 제가 그런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면 다른 이야기를 했을텐데, 저도 책임이 있다. --대선 때 현대가 만약 정 의원을 돕는다면 사후 책임을 지겠나. ▲누구든 법을 어기는 사람은 처벌받아야 한다. 둘째 몽구형은 다정다감한 분인데 큰 회사 경영을 맡으며 책임자로서 공사구별하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제 희망은 법도 지키고 공사도 구분하며 개인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를 다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버님이 경영일선에서 후퇴할 때 여러 어려움이 있었고, 불미스러운 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몽구형 옆에 있어 형제들 사이를 멀게 하는 것은 저나 회사로서 좋은 일 아니다. --92년 대선 당시 현대중공업 자금 509억원이 국민당으로 갔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알았으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못한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509억원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맞겠다. 난 300억 정도로 기억했다. --초원복집 도청사건에 비춰 `정당한 일이라면 불법수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법무장관, 경찰, 검찰 등이 식당 지하실에서 불법 음모를 한다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신고할 의무가 있다. 안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다. 대통령 선거를 불법으로 치르는 것을 묵인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92년 당시엔 초원복집 사건뿐 아니라 현대가도 불법을 저질렀는데. ▲제가 불법을 고발하기 위한 방법이 불법이라면 불법을 저지른 사람도 기소됐어야 하는데 그 분들은 한 분도 기소당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법 양심이 있는 것인지 지금도 의문을 갖고 있다. --1천700억원이 넘는 재산중 본인이 벌어들인 재산은. ▲70년대 중반 현대중공업 주식을 취득할 때 아버지가 도와줬다. --그 과정에서 증여세나 상속세를 냈나. 금액은 얼마인가. ▲증여세와 상속세를 안내고 버틸 수 있는 비결을 아버지는 안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세무조사 및 정기조사가 있어 세금을 다 낸 것으로 안다. 액수는 기억못한다. --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이 도덕적으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정부에 있는 분중 일부가 정부정책을 강제로 무리하게 집행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며 뉴스로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것인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건에 연루됐으면 조사받고 국회의원직을 그만뒀어야 한다. 뉴스에 사진을 왜 그렇게 크게 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현대중공업도 800만주를 매입했는데. ▲처음 듣는 얘기다. 확실히 알아서 답변하겠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개인적으로 짐작하는 것은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주영 회장이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에게 5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는 설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평하지 못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생방송되는 자리에 `당신 요즘도 마누라 때려'라고 말하면 `저 사람이 마누라 때리는 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다. --이전 TV토론에서 부친이 92년 대선 이후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준 적이 없다고 대답했으나, 김홍업씨가 현대로부터 10억원 등을 받았다는 발표가 있었다. ▲거액의 정치자금을 안줬다고 말한 것인데 오해가 있었다면 잘못했다고 말하겠다. --김홍업씨와의 친분은. ▲친분관계는 없다. --홍준표 의원이 김홍업씨의 돈 가운데 정 의원에게서 나온 돈이 있다고 했는데. ▲국회의원은 면책혜택을 받고 있고, 대선을 앞두고 있어 시중 얘기를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 --대선출마와 관련, 대통령 또는 박지원 비서실장과 논의한 적이 있는가. 한나라당에선 `DJ양자'라고 주장하는데. ▲우리집은 형제가 많아 양자가 따로 필요 없다. 한나라당 책임자되는 분들은 아들의 몸이 약해 양자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난 필요없다. 박 실장에 관한 여러 얘기가 있지만 이자리에선 얘기하지 않겠다. 기억에 남는 것은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협회가 세무조사 받는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며칠 뒤 박지원 당시 문광장관이 전화를 걸어 '전화해서 취소시켜야지 왜 본인까지 부담되게 하느냐'고 한 적 있다. --김홍업씨를 만나지 않았나. ▲한번 만났다. 김홍일 의원도 한번 만났다. --김홍업씨를 무슨 일로 만났나. ▲지난 선거때 김대중 당시 후보를 도와주면 어떠냐고 그랬다. 하지만 내가 어느 후보를 위해 특별히 한 일은 없다. 그러면서 선거 후 만나면 좋지 않느냐고 해서서로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김홍업, 김홍일씨 중 누가 도와달라고 했나. ▲김홍일 의원하고는 차 한잔 한 적이 없어 동료의원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기분을 갖게 할 수 있어 그래선 안된다고 해 한번 만나 식사를 했다. --김영삼 대통령 당시 김현철씨를 만난 적이 있는가. ▲만난 적은 없으나 전화통화한 적은 있다. 김 소장이 공인도 아닌데 통화내용을 자세히 밝히는 것은 검증 절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 소장이 김 대통령을 돕는 과정에서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정쟁에 초연한 활동을 하면서도 권노갑씨를 만나는 등권력핵심과 접촉했는데. ▲권노갑씨와는 13, 14대 때 같은 상임위에 있었다. 현정부 출범이후 정권인수위에서 월드컵 서울경기장을 짓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된 데다 권씨가 옥고를 치렀는데도 내가 너무 무심하다고 생각해 만났다. 무소속으로 계속 있는 게 나의 목표가 아니다. 정당에 들어가는 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정 의원 주변에 정치개혁과 무관한 참모 내지 지지자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의원들과 만나 거리감없이 긴밀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많은 분들과 만나고 있다. 인권탄압과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하고는 같이 할 생각이 없다. --정치개혁의 비전이 무엇인가. ▲대통령이 되면 소속 정당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 역대 관행을 보면 포로라는표현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느낌이다. 거국적으로 인사와 정책을 하면 지역감정을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당의 중심이 `반(反) 이회창 비(非) 노무현' 세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주도세력 형성과정에서 염려하는 것들을 잘 헤아려 세력을 형성토록 하겠다.이회창 노무현 후보를 미워하고 시기해 대통령 되려는 것이 아니다. 반(反) 이회창성격의 신당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정 의원 캠프 3인방이 자민련 등의 현역 의원 합류에 제동을 건다는 얘기가들린다. 또 정 의원이 정치 아마추어리즘과도 결합돼 있는 것 같다. ▲어떤 신문이 우리를 다국적군이라고 했다. 요즘은 다국적군이 힘을 잘 쓴다. --민주당 상당수 세력이 정 의원을 흠모하고 있고 한나라당 지지기반 유권자들도 정 의원을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포즈가 있을 때까지 계속 기다릴 것인가. ▲나는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번 대선이 30년만에 지역감정을 깨뜨릴수있는 제일 좋은 구도라고 생각한다. 이념적인 좌.우를 분명히 하는것은 국민 편가르기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와 보수의 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똑같이 와달라고 하면 어느 당을 선택할 것인가. ▲이달 하순에 국민통합을 위한 정당을 창당한다. 내가 어느 정당에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깨끗한 정치의 취지에 공감하면 함께 할 생각이다. --정 의원이 `왜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만 묻느냐, 한나라당과는 왜 얘기 안하느냐'고 하지 않았나. ▲후보 단일화는 인위적으로 할 일도 될 수도 없는 일이다. 한나라당내 가까운의원에게 제1정당 후보가 경상도에서만 나보다 앞서는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한나라당내에서 왜 그런 얘기가 없는지 물어봤다. 후보단일화는 국민이 최종적으로 선거를 통해 결정할 일이다. --대선 막판에 노 후보와 연대 내지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내가 참여해 만드는 정당이 오래 존속해 정치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 노 후보와 내가 젊은 층 지지에서 중복되니 단일화하는 게 낫다는데, 3자보다 2자구도가유리하다는 것이나 인위적으로 단일화를 하기 보다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노무현이회창 후보와의 단일화는 둘 다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선 자금을 얼마나 마련했고 그 자금의 출처는. ▲법정선거비용 한도내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그것도 더욱 절약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실은 내 개인 비용으로 마련했다.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누가 후보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가. ▲가능하면 내가 됐으면 하나 국민의 지지 없으면 당선될 수 없고 당선된다 해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만큼 여론을 가장 존중해서 하겠다. --시중에 (정 의원 토론회 발언이) `허무 개그'라고 알려졌는데. ▲그런 말은 좀 심하지 않는가. --스스로 민주적 리더십에 걸맞은 인물로 평가하는가. ▲제왕적 대통령은 법정신을 존중하지 않은 때문이다. 내각의 인사제청권이 총리에게 있는데 대통령이 무시해 왔다. 총리인준이 늦어지면 인준전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랫사람에게 엄격하고 냉혹, 무자비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엄격한 것은 좋지만 무자비한 것은 나쁘다. 내 자신이 엄격해지려고 하고 있고 같이 하는 분들과도 좀 더 일을 잘하자고 부탁하고 있다. --정 의원이 독선적이고 자기욕심이 많다는 비판에 대해선. ▲내가 부족한 게 많아 그럴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추승호 김범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