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다시 급락했다. 종합지수는 마감기준으로 연중 저점을 경신했고 코스닥지수는 50선 붕괴 위기에 놓였다. 해외여건이 악화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6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지수가 급락하면서 리스크가 가중됐다. 또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 위기 고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하는 초강세를 보이고 반도체 현물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이 환매요구 등으로 대규모 매도공세를 퍼부었고 기관도 손절매성 매물 출회를 지속해 저가 매수의 손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시장에서는 해외리스크가 증가한 상황에서 수급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보다는 저점을 확인한 뒤에 대응하라는 지적이다. 다만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을 고려해 실적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견해도 나온다. ◆ 연중최저 경신 =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15포인트, 1.05% 낮은 672.28로 마감, 지난 8월 6일 기록한 종가 연중최저치인 673.78을 경신했다. 종합지수는 한 때 665.98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전저점인 660선 지지 기대감으로 소폭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나흘째 하락, 1.42포인트, 2.74% 빠진 50.41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하락했고 의료정밀, 전기전자, 보험, 제약, 방송서비스, 디지털컨텐츠, 반도체 낙폭이 컸다. 통신, 전기가스, 종이/목재 정도만 소폭 반등했다. 지수관련주는 삼성전자가 0.78% 하락했고 POSCO, LG전자, 우리금융, LG텔레콤, 하나로통신, 엔씨소프트, 휴맥스 등이 3% 이상 급락했다. SK텔레콤, KT, 한국전력, 신한지주, 국민카드 등은 약세장을 뚫고 반등했다. CJ39쇼핑이 11.47% 급락한 것을 비롯, LG홈쇼핑, 인터파크, 옥션 등 추석 관련 수혜주가 이틀째 큰 폭 하락했다. 대동공업, 동양물산 등은 농기계보조금 부활 가능성으로 장중 급등한 뒤 상승폭을 덜어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2,048억원, 230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각각 1,496억원, 277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에도 429억원 순매수에 그쳤고 코스닥에서는 41억원을 처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매도를 압도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과 비차익이 골고루 나오며 1,725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470억원 출회에 그쳤다. 거래가 전날에 비해 소폭 늘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억7,688만주, 2조51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억3,912만주, 6,121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해외 리스크 증가, 투자심리 위축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며 “반등시 현금비중을 확대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증권 조덕현 시황팀장은 “단기 급락에 따라 미국증시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단기적으로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