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특정고객에게 사전정보를 제공하면 이 사실을 고지토록 의무화함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보고서 발표 이전에는 아예 '입도 벙끗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교보증권 등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보고서를 공개한 뒤에야 특정고객에게 e-메일로 돌리고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 발표 이전에는 특정종목에 대한 일반적인 코멘트도 삼가고 있다. 이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의심받을 행동'은 하지 않겠다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애널리스트 주가조작사건이 터진데다 최근 금융감독원 실태감사시 e-메일을 통한 사전정보제공이 엄청난 지적을 받게 되자 이같은 정서는 더욱 강화됐다. 최근 증권사 직원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뒤숭숭해진 D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공개 이전에는 특정종목 코멘트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보고서로만 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의 리서치헤드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관투자가 등에게 사전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보고서 공개시점을 동일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유명애널리스트 주가조작 사건이 터진 다른 D증권사의 리서치 담당임원도 "기관투자가 등에게 제공하는 e-메일 서비스를 중단하고 보고서 제공시 시차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증권사 리서치헤드는 "사전 제공정보를 사후에 고지하는 제도는 내용상으로는 정보제공시점을 똑같이 하라는 말과 동일하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정보제공시 시차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특정고객에 대한 정보의 우선제공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최근 정보제공에 시차를 두지 않겠다는 증권사의 방침은 '금감원 감사'와 '애널리스트 주가조작'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가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K증권사 리서치 담당임원은 "현재 정보제공시 시차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주식시장에서 모든 정보가 균등.균질하게 제공돼야 하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