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슬픔과 공포를 안겨줬고 미국을 전쟁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이는 우리 국민의 품성과 품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9·11 테러 당시 뉴욕시와 국방부에 있던 사람들과 테러범들에게 맞서 싸우다 죽어간 유나이티드항공 93편 탑승객들의 정신은 미국의 정신이 됐다. 우리는 엄청난 비극 속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지혜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들 사건을 되돌아보면 세계에서 미국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무엇보다 우리는 인간의 자유를 지지하는 세계 힘의 균형을 창조할 기회를 맞았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힘과 영향력을 지닌 위치를 이용해 많은 나라에서 진보와 자유가 번영할 수 있는 국제질서와 개방된 분위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자유가 증대되는 평화로운 세계는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국의 오랜 이상을 반영하고 나아가 동맹국들을 결속시킨다. 이를 위해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불법을 일삼는 정권의 폭력에 반대하고 예방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협조자들이 그들의 증오에 상응하는 파괴수단을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 동시에 강대국들이 전쟁준비 대신 평화를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았다. 강대국간의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무력분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9·11 테러는 세계 강대국들이 한편에 서서 공동의 가치를 향해 움직일 수 있음을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 오늘날 중동에서 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평화를 위한 압력을 확대하는 광범위한 국제연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은 이 숭고한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나라와 협력할 것이다. 미국은 평화를 보존하면서 자유와 진보의 혜택을 그것이 부족한 나라에 확산시킬 기회도 갖게 됐다. 우리는 억압과 분노,빈곤이 민주주의의 희망과 개발,자유시장,자유무역으로 대체되는 올바른 평화를 추구할 것이다. 미국은 또한 아프리카에서 아시아 이슬람세계에 이르기까지 인권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용감한 사람들의 편에 설 것이다. 우리는 외교적 노력과 개발원조 교육지원 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도 마련할 것이다. 테러는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들을 분명하게 드러냈으며 세계 각국은 지금 합법적 변화와 혼란스러운 폭력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했다. 즐거움이 없는 획일성과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사회,자살과 살인을 축하하는 것과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미국 국민과 정부는 지금 변화된 세계의 도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굳게 지킬 것이며 악한 인간들의 공격과 잔인성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는 역사적으로 전쟁과 테러의 위협을 받았고 강대국의 의지 충돌과 독재자들의 음모로부터 도전을 받았으며 만연한 빈곤과 질병의 시험을 겪었다. 9·11 테러 이후 우리는 이같은 문제의 시급함을 인식했으며 우리가 가진 진보를 위한 새로운 기회도 인식하게 됐다. 오늘날 인류는 모든 오래된 적들에 대한 자유의 승리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며 미국은 이 위대한 사명을 이끄는 책임을 환영한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 ◇이 글은 뉴욕타임스 11일자에 실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기고문 'Securing Freedom's Triumph'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