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전력사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안에 따라 작년에 발전사업부문을 원자력과 수력발전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발전회사(이하 한수원)와 5개의 화력발전회사(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로 분할시켰다. 현재는 한국전력이 6개사 모두 1백%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한수원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화력발전회사는 국내외 민간에 매각을 추진중이다. 올해 5월에는 발전자회사 매각을 위한 금융자문사와 우선매각 대상으로 한국남동발전주식회사가 선정되는 등 발전자회사 민영화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민영화 노력이 현재는 한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한전의 주가는 역사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1개 발전회사의 장부가치가 1.5조~3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규모상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월말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초안이 평균 전기요금의 변화없이 용도별 전기요금만을 손대는 것으로 제안돼 전기요금 인상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한전은 2002년 말까지 대부분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지만 파워콤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올해 매각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같은 부정적인 요소가 서서히 해소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민영화를 위한 열쇠'인 만큼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이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파워콤 지분도 재입찰을 통해 올해 내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또 금융자문사의 선정으로 민영화와 관련된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될 것이 기대된다. 삼성증권 김욱 연구원은 "지금까지 한전의 주가가 상승하는데 걸림돌이 돼왔던 여러가지 요인들이 하나씩 해소될 경우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실적은 대폭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외화환산익 증가 및 이자비용, 연료비 절감이 이뤄지고 있고 유가 및 석탄가도 안정되는 등 실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우호적인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연말 및 연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10원 하락할 때마다 한전의 경상이익은 약 6백51억원씩 증가한다. 또 전체 연료비의 50.9%(2001년 기준)가 국제 유가의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류와 LNG를 사용하는 동사의 발전자회사들은 국제 기준유가(두바이유 기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경상이익이 1천2백38억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전력수요가 연평균 10% 가량 안정적인 증가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긍정적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