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라!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흘러내리면 흘러내린 대로..." 올 가을 여성들을 향한 세계 유명 헤어 아티스트들의 메시지다. 자를 댄 듯 반듯반듯한 커팅은 재미 없다. 손맛이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커팅이 대세다. 과장된 꾸밈도 거의 찾아볼수 없다. 막 일어난 듯 살짝 헝클어진 머리,헐렁하게 묶은 머리,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처럼 자연미와 관능미가 배어있는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땋은 머리를 꼬거나 다시 매듭을 지어 톡톡한 질감을 살려내는 방식도 핫트렌드로 떠올랐다. 관건은 머리결. 부스스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보이려면 건강하고 매끄러운 머리결이 필수다. 비달사순의 디렉터인 피터 그레이와 유진 슬레이만은 바람에 따라 형상을 바꾸는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일을 발표했다. 모래언덕처럼 둥글고 부드러운 실루엣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자유롭게 변형되는 게 특징. 로레알 프로페셔날 파리의 헤어 아티스트 기 크레머도 "올 시즌 화두는 자연미"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숏컷트,중간 길이의 섀기컷,층을 낸 긴머리를 권하고 싶다. 가을인 만큼 다크 브라운과 블랙을 중심색상으로 하되 블론드 같은 밝은 계열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멋스럽다"는 게 그의 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트렌드를 내다볼 수 있는 세계 유수 컬렉션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에스닉(민속풍)"과 "로맨틱(낭만풍)"이라는 주조에 딱 어울리는 머리모양이기 때문. 질감을 살린 섹시한 머리결과 가벼운 스타일의 땋은 머리가 돋보였다. 특히 돌체 앤 가바나,에르메스,랄프 로렌,루이 뷔통의 패션쇼에는 미처 덜 다듬거나 아무렇게나 손질한듯 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섹시한 헤어 스타일이 부각됐다. "애프터 글로우 헤어"라고 이름붙은 이 모양은 "매우 여성적인 동시에 관능적인 느낌을 준다"고 피터 그레이는 말한다.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다. 머리가 젖은 상태에서 헤어 제품을 사용해 모양을 만들고 마른 후 스프레이로 가볍게 마무리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