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축구 북한대표팀 수비수로 나선 한성철(20.기관차)이 악착같은 플레이와 '귀여운' 항의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등번호 14번을 달고 북한 포백 수비라인의 오른쪽 풀백 임무를 맡은 한성철은 끈질긴 몸싸움과 승부근성으로 한국의 왼쪽 윙백 최태욱(안양)과 이천수(울산) 등의 돌파를 차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근성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가끔 반칙을 섞어가면서도 오히려 여유를 부리는 `고단수' 플레이. 고의성이 짙은 반칙성 플레이까지 섞어가며 수비에 몰두하던 한성철은 전반 초반 측면에서 반칙을 한 뒤 한국의 프리키커를 견제하려는 과정에서 권종철 주심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다. 권종철 주심이 웃으며 등을 두드려주는 것으로 상황이 마무리가 됐지만 이후에도 한성철의 귀여운 반칙성 플레이는 계속됐다. 북한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 선수들의 다리를 살짝 거는가 하면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심판의 눈을 피해 유니폼 소매를 잡아 채 넘어뜨리는 등 한국선수들을 당황케 했다. 또 반칙성 플레이 후에는 상대 선수를 달래는 기술도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는 반칙 후 그라운드에 넘어진 한국선수에게 다가가 마치 `엄살부리지 말고 일어나라'고 말하듯 등을 두드려주는 등 의외의 당돌한 모습으로 `많이 해본 솜씨' 임을 행동으로 보였다. 169㎝, 61㎏으로 이번에 한국에 온 북한선수들 가운데 최단신인 한성철은 현재 기관차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 외에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 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한성철은 '축구선수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2002월드컵 경기를 본 뒤 남과 북이 한팀으로 나왔다면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