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사청문특위 첫날인 26일 청문위원들은 장대환(張大煥) 지명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학위취득과정, 부동산 투기의혹, 대출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에대해 장 지명자는 그동안 각종 의혹이 제기된 점을 의식한듯 의원들의 질문이나 문제점 제기에 대해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답변했으며, 특히 자녀 위장전입이나 세금탈루 등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시인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0..이날 청문회는 개회 초반부터 한나라당이 민주당 청문특위 간사인 설 훈(薛勳)의원의 청문위원 자격을 문제삼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청문위원 중에 자격논란을 빚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서 "설 의원은 최규선씨 20만달러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고 그 사건이 진행중이므로 청문회에서 사퇴하는 용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자신이 정보위원 보임 당시 민주당이 안기부사건의 변호인이라는 점을 문제삼자 변호인을 사퇴한 점을 들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설 의원은 "여야 간사간 의사진행 발언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깨져서 유감"이라면서 "안기부 관련 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정보위원에 보임된 것과 내가 청문위원이 되는 것은 경우가 다르다"고 말하고 "내가 총리의 국정수행능력과 도덕성 문제 등을 검증하는 청문회 위원이나 간사가 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하 위원장은 "이 문제는 정치권의 심대한 문제임에 틀림없지만 전국민이 비상한 관심이 집중돼 있고, 전국에 TV로 생중계 되고 있는 점을 감안, 양당간 휴회 시간이나 중계가 안될때 계속 협의하도록 하자"며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0...이어 장 지명자는 인사말을 통해 자녀 위장전입, 주식거래, 재산신고 누락등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넓으신 이해를 구한다", "제 불찰"이라며 청문회에 낮은 자세로 임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총리로 지명되고 나서 서해교전에서 큰 부상을 입은 우리 국민의 아들들을 보면서, 수해로 아들 학자금에 쓰려고 키운 젖소가 떠내려가자 물에 뛰어들어 젖소는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은 농민의 소식을 듣고서 두번 눈물을 흘렸다"며 "서민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는 정치적 욕심도 정치에 입문할 아무런 뜻도 없다"면서 "제가 총리지명을 받아들인 것은 6.25때 무스탕 전투기를 몰며 국가에 헌신했던 아버님처럼 저도 한번은 국가가 요구할때 국가에 봉사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 7분가량 일찍 나와 입장하는 청문위원 및 참관을 위해 나온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 임인배, 이주영 의원, 민주당 정균환 총무, 조재환,송영진, 조배숙 의원 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청문회장에는 총리실 관계자 및 매일경제신문 관계자들도 참석해 지켜봤다. 0...본 질의에서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장 지명자가 자녀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면서 `맹모삼천지교'를 거론한 사실을 겨냥,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지적한 뒤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면 처벌받는 것을 아느냐"고 몰아붙였다. 장 지명자는 이에 대해 "벌과금을 무는 것으로 안다"고 짧게 답변했고, 이에 안의원은 "장 지명자는 범법자가 됐다"고 단정했다. 안 의원은 장 지명자가 70년 미국 뉴욕 로체스터 대학을 다녔다는 것과 관련, "배우자와 자녀들에 대한 법무부 출입국 현황을 보면 장 지명자는 73년 9월4일 미국에 처음 간 것으로 돼있다"고 지적하자 장 지명자는 "기록이 틀리다"고 대답했다. 특히 장 지명자는 자신이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경위등에 의문을 품은 듯 안 의원이 계속 추궁하자 "솔직하게 말해 학적에 하자가 없다.같이 조지 워싱턴대에 가서 확인해보면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0...장 지명자는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의원이 시장관과 공직후보관을 묻자 기다렸다는듯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등 비교적 안정감있는 답변자세를 유지했다. 장 지명자는 `언론의 기업적 경영으로 큰 성공을 했다고 평가받는데 이윤추구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는 질문에 "미국처럼 큰 시장에서는 시장기능이 정상 작동하기 쉽지만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경우 어떤 때에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언론이 독립성을 가지려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장 지명자는 또 "일단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고 국민의 정부 임기가 6,7개월 남았는데 마무리 작업을 잘 하고 12월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분이국정이양기에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0...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총리서리제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이번에 월급을 받았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장 지명자가 "돌려드렸다"고 답하자 홍의원은 "공무원이 아니니까 월급 받으면 안된다. 아주 훌륭하게 처신한 것이다. 잘했다"고 `칭찬'해 긴장감이 흐르던 청문회장 분위기가 잠시 누그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내 날을 세워 "회사 가지급금 23억9천만원을 빌려 방계사주식을 샀는데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물었느냐"고 추궁했고 장 지명자는 "채무로 돼있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또 "재산이 100억원 가까이 돼 보이는데 이 정도면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는 게 맞지 않는가"라면서 "왜 회사돈을 빌려 문어발식 계열사 지분을 사고이자도 안내고 채무만 누적시키고 했는가"라고 따졌다. 0...자민련 송광호(宋光浩) 의원은 장 지명자 의혹관련 사항을 도표로 그려넣은자료판을 짚으면서 "회사정기예금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것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가평별장을 등재하지 않은 것은 부동산실명법 위반,공직자 재산신고때 주식과 보험을 누락한 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볼 수 있다"며 실정법 위반여부를 문제삼았다. O...자민련 송광호(宋光浩) 의원은 "총리는 대통령 직무를 대행할 수도 있다"며"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참석자에게 임무를 내려보라"고 이색주문을 했다. 이에 대해 장대환(張大煥) 총리 지명자는 "외교부장관에게는 유엔에 연락을 하도록 하고 국방장관에게는 총동원령을 내려야 한다"며 "주변국에서 침략하면 안전보장회의를 열 겨를도 없는 만큼 즉각대응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장 지명자는 이어 "지난주 을지훈련 때 연습총감으로 가상의 시나리오에 의해 연습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회사 가지급금으로 은행대출 받은 것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위장전입한 것은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며 10여개가 넘는 죄목을 들며 "다 합치면 무기징역감"이라고 자극했다. 그러자 장 지명자는 "재무관련 의혹을 자꾸 제기하는데 이해를 구하고 싶다"며 "회사를 경영하며 큰 것을 다뤄왔고 재무부분은 실무자에게 위임해온만큼 이 분야에대해 답변이 미흡하거나 숫자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O...장 지명자는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매일경제신문에 대한 청문특위 위원들의의혹 제기에는 단호하게 응수, 눈길을 끌었다. 홍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때 170억원을 추징받았다는데 검찰고발은 당했느냐"고 묻자 장 지명자는 "검찰 고발은 안 당했으며 추징금액은 못밝힌다"고 맞섰다. 이에 홍 의원은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는 군사와 외교 등 국가안보에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료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따졌고, 장 지명자는 "작년 세무조사는 민감한 사안이고 많은 언론사들이 관련돼 있어 회사 신인도나 세무행정을 위해 비밀로 하는 게 온당하다"며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이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조결성 과정에서 조합원 탈퇴를 권유하거나 기자를 통해 이벤트관련 찬조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그런 사실은 없고 IMF 때 해고된 기자는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O...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한나라당의 파상공세에 맞서 장 지명자에 대한 해명성 질의를 펼쳤다. 최영희(崔榮熙) 의원은 장 지명자의 가평군 설악면 별장 사진을 제시하며 "원주민 농가가 가운데 있고 큰 차도 못 지나가는 30도 경사길에 있어 호화별장이란 인상을 갖기엔 어렵다"며 "고의로 신고를 누락할 정도의 재산 가치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장 지명자를 감쌌다.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매경을 거의 메이저 신문 버금갈 정도로 큰 회사로 만들어놨는데 어떻게 매경주식은 하나도 안갖고 있느냐"고 물었고 장 지명자는 "제가지분에 대해 큰 욕심을 내지 않았고 장인한테 기업을 잘 경영하라는 책무를 상속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총리로서 손색없는 도덕성을 갖췄느냐"는 정세균(丁世均) 의원의 질문에는 기다렸다는듯 "50평생 사는 동안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괴롭히지 않았고 내 자신은 (도덕적으로) 평균은 된다"고 각종 의혹제기에 대한 억울함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이강원 고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