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무역 박람회가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다음달 9일부터 5일간 열린다고 사우디영자 일간지 아랍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이라크 주간지 알-이타하드도 이라크 무역부 관리를 인용, 박람회에 사상 최대규모의 사우디 업체들이 참가해 의류와 식품류, 전자제품 및 의료장비 등을 선보일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무역 박람회는 걸프전으로 인해 단절됐던 양국 관계가 최근 경제협력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 박람회 기간에 맞춰 대규모 사우디 통상사절단이 바그다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아랍뉴스는 소개했다. 사우디-이라크 관계는 지난 3월말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랍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사우디 정부가 최근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공격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기지 제공을 거부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밀착되고 있다. 특히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지난 22일 사우디측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시기에 사우디와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이미 자국 업체들에 유엔의 `식량-석유 교환 프로그램' 규정을준수하면서 이라크에 국산품을 수출하도록 권고해왔다. 사우디 업체들이 유엔 프로그램에 따라 이라크와 체결한 계약은 약 11억달러 상당에 이른다. 아랍뉴스는 이라크가 관계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수개월 안에 사우디 상품 구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양국간 교역 규모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는 이미 이집트와 레바논, 오만, 카타르, 시리아, 아랍에리미트연합(UAE),예멘, 알제리 등 역내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사우디 수출진흥센터의압둘 라흐만 알-자밀 소장은 최근 아랍 역내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사우디와 이라크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