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급속 호전된 반면 중소기업들은 만성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대.중소기업간 자금흐름이 양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6일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기업은 자금흐름이 개선돼 외환위기 직후 빌린 차입금을 갚아나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차입.증자 등을 통해 추가 현금조달에 매달리는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대기업은 올 상반기동안 총 4조원의 회사채를 순상환했고 은행권의 대출도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올들어서만 20조원 이상 대출금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수입을 투자활동에 지출된 현금으로 나눈 '투자 대비 영업수익 비율'을 보면 대기업은 지난 97년 23%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 2001년에는 1백77%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97년 대기업보다 높은 26%를 기록했지만 이후 개선속도가 더뎌져 지난해 7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단기차입금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현금보상비율'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자금사정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23% 수준으로 똑같았지만 작년에는 중소기업이 37%에 그친 반면 대기업은 63%까지 올라갔다. 연구원은 "대기업은 양호한 자금사정을 활용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중소기업은 재무구조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 유출입 관리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