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환경회의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 정상회의(WSSD.일명 지구정상회의)'가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지구정상회의에서 지구촌의 환경재앙을 예방하기위해 전 세계가 합심하자고 약속한지 10년만에 열리는 회의다. 리우 회의에서 채택한 행동강령 '의제 21(Agenda)'의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의구체적인 실천목표와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목표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여 바람직한 지구의 미래상과 이를 위한 실천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 2002' 또는 '리우+10'으로도 불리는 이번 정상회의는규모 면에서나 인류 문화의 거의 모든 면을 다루는 논제 면에서나 사상 최대의 환경회의가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말까지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신청한 국가는 174개국. 참가인원도 각국정부 대표단과 비정부기구(NGO) 등 6만여 명으로 117개국 3만여명이 참가한 92년 리우회의의 두 배를 넘는다. 대통령과 총리 등 국가 수반이 참가하는 국가도 100여개국이나 된다. 이번 회의 공식 개막일은 26일이지만 참가국들의 실제 회의는 지난 23일부터 지역.그룹별 준비회의를 시작, 사전협상을 통해 이행계획 미합의 이슈에 대한 협상을벌였다.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 늦게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계획' 초안과 관련한 참가국들의 비공식 협상이 진행됐다. 협상에서는 논쟁적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율작업을 벌여 일정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독일 대표단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초안 문서 내용이 나름대로의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있고, 문서에 작거나 매우 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78쪽에달하는 초안 문서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지 않은 채 과제로 남겨둔 최소한 두가지 사안이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비공개 회담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물, 보건, 에너지 문제를 돕기 위한 국제원조 문제가 포함됐다. 한 유엔 관계자는 지난해 9.11 테러 사태 이후 개발도상 국가의 불만 제기에 대해 세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가난으로 유발된 갈등 상황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참가하는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환경과 관련한 자국 입장을 적극 옹호할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장관을 수행해 회의에 참석하는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무차관은 부시 행정부에 대해 쏟아지는 환경정책 비난 여론을 부인했다. 그는 "의견의 차이가 나는 것이 문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그리고 가장 효과적으로 목적을 성취하는 방법"이라면서지구정상회의 참가국들이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내달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의 마지막 이틀간 회의에 참석할예정이다. 앙골라, 가봉 등도 방문해 난민, 삼림보호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26일 유엔 개회식과 함께 회의가 공식 개막되면 28일까지 각국 대표가 참석한가운데 주제별 본회의가 열려 분야별 토론이 진행된다. 26일 오전에는 보건분야, 오후에는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에 대한 전체회의가 열리며 ▲27일 오전-농업, 오후-금융.무역, 기술이전, 정보.교육.과학, 소비패턴 ▲28일 오전-수자원 및 위생, 오후-에너지 등에 대한 전체회의가 열린다. 내달 4일 오후 정상급 대표들의 일반토의가 끝나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환경단체 등 주요 이해관계 그룹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이해당사자포럼이 열리며 이어 참석자들은 회의 결론에 해당하는 최종문서를 채택한 뒤 회의를 마치게 된다. 한편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는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지구정상회의 회담장소로부터 약 15㎞ 떨어진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에서는 500여명이 이번 회의에 항의해 경찰청사까지 `촛불 가두행진'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행진시위를 막기 위해섬광 수류탄까지 발사했다. 가두행진 시위를 주도한 단체인 `인다바 사회운동(SMI)'의 대변인은 "이번 시위는 수만명이 참여하는 가두행진 등 지구정상회의 기간에 전개할 시위의 극히 일부에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은 이날 시위 진압과정에서 영화제작자 1명을체포,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국제적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서쪽으로 1천200㎞ 떨어진 한 원자력 발전소 인근 건물을 오르려 하다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린피스 대변인은 남녀 3명씩의 회원들이 이날 배를 이용해 케이프 타운과 인접한 원전에 접근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핵은 안된다"는 내용의 깃발을 내걸고 발전소 건물 벽을 오르기 위해 갈고랑쇠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남아공 당국은 지구정상회의를 앞둔 반세계화 시위에 대비, 사실상 비상사태를선포하고 강력한 단속을 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요하네스버그 시내에서 시위를 벌인 SMI 지지자 160명을 구금조치했으며, 21일에는 가두행진을 벌인 소작농 77명을 체포했다. (요하네스버그.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