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주요주주인 동원그룹이 서울은행 인수가격이 알려지기 이전에 하나은행 주식을 대거 취득, 내부자거래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계열사인 동원증권을 통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하나은행 주식 77만9천374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특히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에서 하나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거의 확실시됐던 6일에는 55만7천주를 매수했다. 문제는 하나은행이 제시한 가격이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진 것은 이날 저녁 공자위 회의 도중이었으며 장 중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그 이후에도 협상 규정상 제안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일반 투자자들은 가격외의 세부적인 인수 조건들에 대해 알 도리가 전혀 없었고 따라서 합병효과에 대해정확한 분석을 할 수가 없었다. 반면 동원그룹은 하나은행의 지분을 4% 이상 보유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회장인김재철씨가 하나은행의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인수제안서의 내용을 알고 있었을가능성이 높다.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 주주 및 사외이사들에게 인수조건을 충실히 보고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밝히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은행 주가는 지난 6일 1만5천500원이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최종 인수가격이 밝혀진 19일에는 1만8천50원으로 이 기간 16.4%나 뛰었다. 이에 대해 동원증권은 "이전부터 여러차례 매매를 하던 차에 합병 이후 전망을긍정적으로 본데다 주가가 빠져서 주식을 추가매입했다"면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면 훨씬 더 많이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동원그룹이 하나은행의 주요주주와 사외이사로 깊숙이 참여하고 있으면서 소량이라도 주식을 매수한 것은 내부자거래나 마찬가지이며 일반 투자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