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하는 등 대선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달초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독자신당을 조기에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인 것이다. 정 의원은 특히 현단계에서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통합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우선 독자신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 `반노(反盧)'와 중도파를 포함, 민주당 세력을 최대한 `흡수'하는 방식을 추진중이라고 한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외의 제3세력군에 대해서도 같은 절차를 밟아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당 통합이 아니라, `정몽준 칼러'를 갖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삼아 자신에 대한 여론 지지도를 바탕으로 다단계 흡수통합 전략인 셈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에 대해선 일단 `다른 길'을 가되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당대당 통합이나 후보단일화를 모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자 대선후보로 나서되 여론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 등에서 뒤처지는 측이 대선후보직을 양보하는 방안이다. 이는 노 후보측에서도 당초 민주당이 구상한 통합신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정 의원측 핵심인사는 22일 "제(諸) 정파와의 당대당 통합은 절차상 지난한 작업이 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대 당통합보다 제 세력을 흡수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조만간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등과 연쇄 회동에 나설 방침이다. 한측근은 "회동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일정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당 작업에 깊숙이 간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재고 있다"면서 "정 의원이 신당 창당의 `D-데이'를 잡아놓고 그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독자신당 창당을 위한 지구당 창당 준비작업으로 지난 6.13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임을 속속 발족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는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신당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지향한다는 목표아래 신당 지구당위원장으로 기성 정치인 외에 정치 신인들을 대거 기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사모(정몽준을 사랑하는 모임)' 확장과 정 의원 지지 인터넷망 통합구축, 후원회 정비, 이미지 제고 등을 추진하는 한편 중앙고-서울대 동문과 ROTC(학사장교) 등의 지지세력화도 모색하고 있다. `정씨' 종친회도 서초구에 대형 사무실을 내고 `정몽준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