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만에 상승 전환했다. 개장초 1,195원선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환율은 수요우위를 바탕으로 급반등하는 등 극심한 출렁임을 연출했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외의 매매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역내에서 2억달러 이상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화요일까지 축적된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의 등장도 환율 상승에 가담했다. 역외세력은 NDF정산관련 매도에 나섰으나 역내 매수분에 비해 덜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위협하다가 반등, 달러/원의 방향 전환과 오름폭 확대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중 수급에 따라 한쪽으로 쉽게 기울어 변동이 극심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방향을 논하기 어렵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금요일 환율은 1,200원대에서 주로 움직일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3.60원 오른 1,206.8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10.00원, 저점은 1,195.7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14.30원으로 8월 들어 6일(9.00원)을 제외하고 장중 10원 이상 움직여 큰 변동성 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 1,210원대 재고려 =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엔이 120엔 지지력을 다져 단기 상승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급상 급한 것은 대강 마무리된 상태로 보이나 외국인의 주식매매동향과 업체들의 네고공급 여부가 중요한 사안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순간적인 유출입이 잦아 단기적으로 방향을 논하기 어렵다. 증권사의 한 외환관계자는 "이월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이 많지 않았는데 개장초 역외에서 NDF정산관련 매도하자 1,190원대까지 밀었다"며 "그러나 역내 매수가 나오자 급히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돼 상승했고 오늘 2억달러 이상 NDF정산관련 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은 121엔대가 여의치 않고 달러/원도 1,210원대가 무겁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지만 장중 물량이 충분치 않은 것 같다"며 "밤새 달러/엔이 121엔에 접근하면 1,212원까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1,200원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NDF정산관련해서 되감고 푸는 것을 반복하면서 장중 등락이 컸다"며 "업체 물량도 많았고 역외에서도 많이 달러를 팔았으나 달러/엔이 120.40엔을 뚫고 올라가면서 달러매수(롱)플레이가 일부 가담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절대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나 역외쪽에 헤게모니를 넘겨주고 있으며 시장이 갈수록 어렵고 변동이 심하다"며 "하루에 10원 이상씩 움직이다 보니 예측이 쉽지 않으나 일단 1,200원대 흐름은 유지하면서 달러/엔 추가 상승여부에 따라 1,210원대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외인 순매도 재전환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엿새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이날 다시 순매도로 방향을 바꿨다. 순매도 공세가 아직 완전히 멈춘 것이 아님을 보여준 것.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8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7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사상 최대 규모를 가리켰던 지난 화요일의 순매도분(3,974억원) 중 일부 역송금수요가 등장, 환율 상승에 가세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 위협 사정권에서 급반등, 오름세를 재개하면서 달러/원의 막판 상승을 자극했다. 앞선 뉴욕장에서 단기급등에 대한 조정으로 120.23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120엔 하향을 시도, 119.94엔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일본 재무성의 구두개입과 옵션관련 매수세 등으로 120엔을 지지한 달러/엔은 런던장에서 뉴욕 증시 상승 기대감을 품고 급반등, 오후 5시 9분 현재 120.72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개장 전반에 100엔당 995원선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원화의 급격한 약세 진행으로 1,000원대를 회복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3.20원 낮은 1,200.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엔 강세와 손절매도로 낙폭을 키워 10시 19분경 저점인 1,195.7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환율은 달러/엔 반등과 급격한 포지션 전환을 배경으로 되튀어 상승 반전, 11시 17분경 1,207.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고점매물로 조정 기미를 보인 환율은 보합권으로 내려섰다가 재반등, 1,205.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50원 낮은 1,204.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오름폭을 확대, 1시 42분경 1,207.50원으로 오전중 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한동안 1,204.50∼1,207.50원에서 출렁거린 뒤 2시 55분경 1,201.5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역송금수요의 지속적인 유입과 달러/엔 급반등을 타고 4시 5분경 1,21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역외매도가 공략하자 환율은 1,206원선으로 내려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9,9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1,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640만달러, 2억6,16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203.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