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과 검.군 병역비리합동수사에 민간인 신분으로 참여했던 의정하사관 출신 김대업씨는 2일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씨는 김길부 전 병무청장과 한나라당 의원들간 은폐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 "김 전 청장이 이회창씨 사위와 같은 곳에 근무하는 모 변호사를 접견한 뒤 종전의 진술을 부인했다"며 "이를 입증할 병무청 직원의 증언이 있으나 한나라당이 증거를 인멸할 것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 대변인은 "김대업씨 말대로라면 당시 (합동수사) 팀장에게 보고하러 옆방에 간 사이에 김 전 청장이 모 변호사를 만난 뒤 말을 뒤집었다는 것"이라며 "그변호사는 김 전 청장이 체포됐을 당시가 아닌 재판과정에서 선임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특히 정연씨의 병적기록표에 대해 "국방부 발표와 달리 한달 뒤 (병적기록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김 전 청장의 책상서랍 안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이 후보 부인 한인옥 여사의 연루설에 대해선 "90년 일시 귀국한 정연씨를 입영부대에서 면제시키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모 부대 인사에게 청탁했음이 99년 확인됐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 대변인은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국방장관, 안기부장을 역임하며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4년반동안 샅샅이 뒤졌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이는 민주당이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김대업씨는 뭐했느냐. 선거를 앞두고 이러는 것은 조작"이라고 응수했다. 전태준(全泰俊) 전 국군의무사령관이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을 만난 시점 논란과 관련, 김씨는 "97년 7월 63빌딩에서 만났으며, 이는 당시 의무사령부의의전장교가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남 대변인은 "(김씨가) 소설을 쓰고 있는것이며, 증거를 대보라"고 반박했다. "두리뭉실하게 얘기하지 말고 한 사람이라도 사례를 적시하라"는 남 대변인의 요구에 대해 김씨는 "한나라당이 보호하고 있는 김 전 청장과 얘기해라"고 응수하고 "최근까지 (나에 대한) 협박과 회유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찍힌 발신자 번호(783-7909)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남 대변인이 "당시 사기혐의로 구속, 실형을 받고 복역중인 수감자 신분으로수사한 것은 명백한 공무원 사칭죄"라고 몰아붙이자 김씨는 "자신들의 비리를 희석시키기 위해 인신공격해선 안되며, 어쨌든 당시 국가에 만연한 병무비리 척결을 위해 협조한 게 나쁜 일이냐"며 "한나라당에도 전과자 출신 국회의원이 있지 않느냐"고 맞섰다. 한편 전태준씨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연씨의 신검부표가 보존연한 5년경과에 따라 96년2월 폐기됐다고 말한 데 대해 김씨는 "당시 문서관리규정에 의하면보존연한은 3년이나 군에선 대체로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