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한국에 대한 대화 제의가 근본적정책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예측못할 행동'으로 특히 슬픈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31일 파이낸셜 타임스(FT) 독일판이 보도했다. FT는 중요 뉴스 관련 인물에 대해 논평하는 `오늘의 인물'이라는 2면 고정난에"김대중과 김정일, 슬픈 영웅과 독재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북한의 최근 대화제의는 "비극적 연극에서 또 하나의 삽화를 만드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독재자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에게 악수를 제안하다가도 마지막 순간 손을 뿌리치는 일을 되풀이 해왔다"면서 "그 때문에 가장 슬픔을 맛본 사람은 많은 사람이 한국이 낳은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는 김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햇볕정책과 한국 민주화 투쟁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김 대통령이 이를 국민의 인기를 끌어내는데 효과적으로 이용치 못하며, 애석하게도 햇볕정책은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너무 유화적으로 대한다고 비난받고 있으나 그가 용기가 없어서 이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국 정치의 암울한 시기에 총 14년 간 감옥 생활과 연금 생활을 하면서도 굽히지 않아온 역정을소개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을 추진하고, 자신의 손으로 만든 민주당이 대선에서 어려워지지 않도록 탈당하는용기를 보였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이 같은 훌륭한 정치 이력과는 비교할 수없는 인물로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신격화되듯이 백두산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시베리아에서 출생했으며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FT는 "그의 최대 목표는 아버지의 유산을 계승하는 일로 보인다"면서 "그가 개혁노선을 추구할 것이라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를 위한 구체적 행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연합뉴스)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