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최근 말을 아끼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2월부터 출입기자단과 주례 간담회를 갖고 정국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왔으나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로는 단 한번도 주례간담회를 갖지 않았고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후 김 총재의 대언론 접촉은 지난 4, 5일의 청주, 대전 방문 때 지역기자들과 가졌던 간담회가 유일하다. 김 총재는 또 지방선거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전 상임고문과 이한동(李漢東)전 총리, 이종찬(李鍾贊) 전 국정원장, 허화평(許和平) 전 의원 등 중량급 정치인들과 회동했지만 언론에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였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21일 "8.8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은데다 아직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이유로 김 총재가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며 "재보선후정계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돼야 대외적인 발언이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정치권이 재보선 선거전으로 시끄러울 오는 31일부터 4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가 주관하는 세미나에 초청받았다는 게 명분이지만 김 총재의 복잡한 속사정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8.8 재보선에 참여하지 못한데 대한 소외감을 스스로 달래면서 재보선후 정계개편에 대한 구상을 한발짝 떨어진 위치에서 조감해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게 자민련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