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승리하려면 선제골을 뽑아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서 물러설 수 없는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 하는 브라질과 독일에 선제골 사냥의 특명이 떨어졌다. 상식적으로도 먼저 골을 넣은 팀이 기선을 제압할 수 있어 우승에 유리한게 사실이고 월드컵의 역사도 결승전 선제골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78년대회부터 98년대회까지 0-0으로 승부가 나지 않아 승부차기를 했던 94년대회를 제외한 5번의 결승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팀들이 모두 우승했다. '결승전 선제골=우승'이라는 등식이 월드컵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원래 월드컵 결승전 징크스는 `먼저 골을 넣으면 패한다'였다. 1934년대회 결승에서 이탈리아가 체코슬로바키아에 선제골을 내준뒤 2-1로 역전승한 것을 시작으로 50년, 58년, 62년, 66년, 74년대회까지 먼저 골을 허용한 팀들이 역전승 신화를 이뤄냈던 것이다. 하지만 78년대회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아르헨티나가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연장 접전끝에 3-1로 승리한 이후 월드컵 결승전은 역전승의 신화를 단 한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94년대회에서는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렸지만 두 팀 모두 정규시간과 연장전에서 한골도 넣지 못해 `결승전 선제골=우승'의 등식을 깨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 4강전까지의 결승토너먼트 14경기중 10경기에서 선제골을 뽑은 팀들이 모두 승리해 선제골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입증됐다. 특히 브라질은 리드를 잡은 뒤 시간을 벌기 위한 공 돌리기로 유명하고 독일도 공격보다 수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 결승은 선제골의 중요성이 어느때 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