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착시설인 경기도 안성 하나원도 월드컵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격리시설인 하나원은 관계기관 합동조사가 끝난 탈북자를 대상으로 2개월가량 남한사회 적응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기 때문에 평소 '절간처럼' 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원 관계자는 "한국팀이 나서는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면 교육생과 경비대원, 직원 등 200여명이 대강당에 함께 모여 대형 프로젝션TV를 보면서 열띤 응원전을 펼친다"고 말했다. 하나원내 원격 응원에는 북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코디언을 비롯 대형 드럼, 꽹과리, 소북 등이 등장한다. 특히 교육생들은 통제된 생활으로 응원용 플라스틱 풍선을 구하지 못하자 페트병에 작은 돌멩이를 담아 박수를 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생들은 일과가 끝나면 생활관 주변 잔디구장에 마련된 미니축구장에서 경비대원들과 축구경기를 벌이고 있다. 하나원측은 교육생과 경비대원 혼성팀을 만들어 경기하도록 유도한 탓에 유대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원은 임시 공휴일로 정해진 다음달 1일 역시 예정됐던 정규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고 축구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하나원 교육생들은 지난달 31일 월드컵 축구대회 16강행을 기원하는 공개편지를 월드컵 대표팀으로 보내 관심을 끈 바 있다. 김중태(金仲台) 소장은 "일과시간중 한국팀 경기가 열려 일정을 조정한 적도 있다"면서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팀의 승승장구를 계기로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에 대한이해와 적응이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