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계파모임의 양대축인 쇄신연대와 중도개혁포럼이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지도부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이 심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인책론의 와중에서 책임문제를 놓고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양 진영이 21일에는 `상호해체' 제안까지 내놓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 쇄신연대는 노 후보의 최대 지원세력인 친노(親盧) 성향인 반면 중개포는 당내 최대규모 모임이면서 반노(反盧) 쪽으로 기울고 있어 이들의 갈등이 자칫 당내 '주류-비주류'간 대립의 축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20일 중개포 전체모임에서는 `인책요구'와 함께 쇄신파 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성토와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선 "쇄신파 의원들이 중도세력 의원들에게 `나가라'고 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면서 쇄신연대의 포용력을 문제삼았다. 지난 17일 당 연석회의에서 비주류인 이근진(李根鎭) 의원이 `노 후보를 인정할수 없으며 그의 당선을 위해 도울 수 없으니 차라리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발언하자쇄신파들이 "당에서 나가라"고 고함을 지른 사건을 겨냥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모임에선 "인책론을 논의하기 위한 최고위원과 상임위원 연석회의 등 공식회의가 예정돼있는데도 쇄신연대가 사전모임을 통해 `당내당 세력'으로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힐난성 발언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쇄신파인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중개포가 저렇게 나오는 것은 재보선 이후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의구심을 보인 뒤 "중개포는 더이상 명분도 없고 영향력도 없다"고 폄하했다. 쇄신연대 장영달(張永達) 회장도 "중개포 회원들이 주류 입장에 있다가 전당대회 이후 소외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중개포의 행태를 `당직 소외' 등 이해관계에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 노무현 후보도 이날 "당은 당대로 가야 하니까 일일이 대꾸안한다"면서 중개포의 사퇴론에 유쾌하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장 의원은 "쇄신연대가 노무현 후보를 끼고 도는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있다면 모임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만큼 중개포에서 공동해산을 제안해오면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쇄신연대는 당에 건설적 제안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인데..."라며 먼저 제안하지는 않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중개포 대변인격인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지금은 모두 `내 탓이오'라고 말할 때"라며 "당의 결속과 외연확대를 위해 노력할 때지 서로 비난하면서 당의 역량을 축소할 때가 아니다"고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