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아닌 일부업체들이 이를 통해 기습적인 광고효과를 노리고 있어 FIFA(국제축구연맹)에 비상이 걸렸다고 월 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월드컵 후원사들은 일부업체들의 기습적인 광고전략에 불만을 표시하며 FIFA측에 대해 감시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저널은전했다. 이는 월드컵 대회가 연시청자만 400억명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스포츠 행사인 만큼 은밀히 마케팅 캠페인에 나서는 기업들로서는 자제하기 어려운 유혹의 대상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저널은 FIFA 후원사들의 권리보호에 나서고 있는 독일 변호사 그레고 렌츠(33)는 최근 한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한시간전 100여명의 중국 축구팬인들이 삼성전자로고가 새겨진 붉은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이를 저지해야했다고소개했다. 그는 이들 축구팬이 대규모 단체의 일부에 불과해 현장을 담는 텔레비전 카메라가 스쳐가기만 하더라도 삼성상표를 부착한 관중들이 한눈에 들어올 것으로 우려하면서 삼성이 자체 로고를 몰래 경기장안으로 들여보내 기습적인 광고효과를 노리려는 고의적인 시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저널은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대변인을 통해 기습적인 마케팅 효과를 노린 시도가 아니라며 이같은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특히 다른 일부 업체들의 경우 자사 제품이나 광고에 공식 월드컵 로고나 유사디자인을 불법 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FIFA측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월드컵 후원사들은 이같은 기습적인 전략이 워낙 철면피하게 자행되다보니 후원사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기업들의 기습적인 홍보전략이 확산 기미를 보이자 각기 3천500만-4천500만달러를 지불한 코카콜라 등 월드컵 공식 후원사들은 FIFA에 대해 이같은 불법행위를 단속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FIFA는 그러나 기습적인 홍보전략을 차단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렌츠 변호사는 이와 관련, 경기장 보안을 담당하는 한국측 요원들에게 문제의 모자를 압수할 수 있는 법적권한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들은 막상 중국 축구팬들의 감정을 자극할 것을 우려, 이를 실행에 옮기려하지 않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