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K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시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아차! 현관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K씨는 서둘러 가방에서 개인휴대단말기(PDA)를 꺼내 무선인터넷으로 홈네트워크에 접속,현관문의 상태를 확인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딸아이가 하교했을 시간이다. "방제센터"라는 메뉴를 클릭해 동영상으로 집안을 살핀다. 딸아이는 식탁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중이다. K씨는 아이의 하교시간에 맞춰 가스렌지의 점화 타이머가 작동되도록 해놓았다" 이런 모습은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하는 장면이 아니다. 지난 14일 KT(옛 한국통신)이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본사 1층에 개관한 3백10평 규모의 "HDS체험관"에 들리면 미래의 디지털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HDS(Home Digital Service)는 유.무선 초고속네트워크가 통합된 미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초고속 디지털 서비스다. 냉장고 TV 등 집안에 있는 모든 디지털가전기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PC나 PDA 핸드폰 웹패드 등 단말기로 집안 안팎에서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뿐아니라 쇼핑 원격교육 원격진료 등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홈네트워킹은 당장이라도 실용화가 가능한 상태다. 가전기기들은 가정내 전력선을 이용,네트워크로 연결되고 24시간 가동되는 냉장고가 서버역할을 맡는다. 홈서버(냉장고)는 전자기기들을 제어하고 상호교환하는 데이터를 관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가전기기에는 홈네트워킹 기능이 탑재돼 있어야 한다. 홈네트워킹이 구축되면 웹패드나 PDA 등 단말기를 이용,집안에서나 혹은 외부에서 가전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온도나 습도조절도 가능하다. 예컨대 바쁜일로 월드컵 축구경기를 놓치게 될 상황이라면 핸드폰이나 PDA 등으로 접속해 녹화예약까지 할 수 있다. 집을 비운사이 방문한 외부인이 화상전화가 달려있는 인터폰에 동영상으로 짤막한 메시지를 남겨 두면 귀가했을 때나 외부에서 확인도 가능하다. 최근 건설회사들 분양하고 있는 사이버 아파트는 이런 홈네트워킹의 초보단계수준이다. 아파트 단지를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주변 상가나 은행을 통한 온라인쇼핑과 홈뱅킹이 가능한 정도다. 인터넷을 이용,사이버 반상회나 관리비 내역조회도 이뤄지고 있다. 홈네트워킹의 실현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건설업체나 가전회사 등이 전시관을 마련해놓고 미래의 생활상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KT 서울이동통신 등 10개사와 합작,경기도 일원에 홈네트워킹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주택전시관을 운영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홈네트워킹 전시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