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6강에 진출함으로써 월드컵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당초 계산보다 크게 부풀어날 전망이라고 아사히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스미토모(住友)생명 종합연구소는 16강 진출전에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대회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4천500억-4천600억엔으로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1%가량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14일 16강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1200억엔 정도의 경기 부양 효과가 추가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덴츠우(電通) 종합연구소는 14일 일본 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 경제효과는 3조엔을 넘었다"라고 말했다. 국민 1인당 1천엔의 추가 지출이 예상돼 소비부문 등을 중심으로 1200억엔이 추가되었다는 계산이다. 연구소측은 일본이 만약 우승하게 되면 1800억엔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햇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도 마침내 월드컵의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14일 "월드컵 개최가 일본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면서 장기불황 탈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하야미 총재는 "월드컵 개최로 인한 효과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은 어려우나 중요한 것은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최됐다는 점"이라며 "경기상승효과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 신문은 다만 월드컵 효과에 모든 업계가 무임승차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일부 업계에서는 '탈락'의 쓴 맛을 맛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이 전한 일본 관련업계의 표정을 살펴본다. ▲요식.스포츠용품 손님 늘어=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월드 스포츠 플라자의 그랜돔점은 14일 오전 11시의 개점하자 마라 응원 상품을 입수하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T셔츠나 유니폼은 품귀 상태였다. 판매 담당자는 월드컵 매각 이후 매출이 평소보다 10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토오요카도의 각 분점은 14일 중계방송 전에 빨리 식사를 마치자는 생각 때문인 듯 도시락이나 부식등이 특히 잘 팔렸다. ▲전자제품 판매.대여도 활기= 직장에서 관전하는 사원들도 많아 관련 사업체도 웃음을 지고 있다. 대형 스크린의 대여 사업도 활발하다. 닛산 자동차의 경우, 14일 본사의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고 한다. 도쿄리스는 통상 기업용으로만 대여하고 있엇지만 5월말부터 음식점들로부터 30∼40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가정용으로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와 LCD(액정) 방식의 고가 텔레비젼도 순조롭게 팔리고 있다. 4월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 감소했지만 고가상품의 호조로 전체 매출액은 7% 증가했다는 것이다. ▲스포츠지도 수혜= 연일 화려한 지면 전개로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 스포츠지다. 닛칸 스포츠 신문사에 의하면 월드컵 개막 이후 도쿄내 가판 부수는 예년보다 20% 이상 많은 약 25만부로 늘어났다. 특히 일본의 경기가 열릴 때는 단번에 50만부로 부풀어올랐다. 게다가 광고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평소 광고를 내지 않던 기업들도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한 광고회사의 계산에 의하면 경기장내 간판이나 방영료 등의 수입은 500-600억엔 정도로, IT불황에 다른 수입 감소분을 상당히 보충해주고 있다. ▲여행, 택시업계는 울상= 부진은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여행업계. 일본 최대의 여행사인 JTB에 의하면 6월의 해외 패키지 여행의 예약 상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 감소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여행상품이 특히 타격이 크다. 택시 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집에서 경기를 TV로 지켜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샐러리맨과 같은 야간의 승객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도쿄의 한 택시 운전기사는 "일본의 경기가 있으면 장사가 안된다. 16강 진출로 역풍을 맞았다"고 푸념했다. 백화점들도 오후 5시가 되면 매출이 줄어든다며 괴로운 한숨을 짓고 있다. 반면 TV를 볼 수 있다고 안내문을 내건 백화점 주변의 다방은 만원 상태가 잇따랐다. 일본 최대의 이동전화 사업자인 NTT도모코는 일본의 조별 예선 3경기 경기 입장권에 대한 전화 예약이 쇄도하는 바람에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이 이 회사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통화상태가 고르지 못한 바람에 "휴대폰이 안 터진다", "주식 거래를 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평이 쏟아졌다. 네트워크 관리 요원을 대폭 충원한 탓에 비용도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측 주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