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할인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상황은 흔히 춘추전국시대에 비유되곤 한다. 십여개의 업체들이 한해동안 50개가 넘는 점포를 새로 열고 있어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데다 서둘러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업체간 각축이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 99월 5월에 설립된 삼성테스코는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짧은 기간동안 급성장하며 할인점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평당매출 1위,개점매출 신기록,단일점포 매출1위 등이 할인점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3년밖에 안된 홈플러스가 남긴 굵직한 발자국들이다. 명망있는 해외기관들로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유통기업"(도이체방크 아시아 유통산업 보고서),"의류를 포함한 비식품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모건스탠리)이라는 이례적 호평을 얻어냈는가 하면 고객만족경영대상,산업협력대상 등 여러개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외국기업이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않는 친숙한 기업이미지를 갖고 있다. "글로컬(글로벌+로컬)경영"을 내세워 꾸준히 현지화에 노력한 결과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홈플러스가 돌풍을 일으킨 비결에 대해 한결같이 "철저한 고객지향의 마케팅"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는 "항상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자"는 대원칙 아래 차별화된 품질과 가격,다양한 생활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남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고객가치에 치중한 전략은 "가치점(Value Store)"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파는 할인점이 아니라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면서 기분좋은 서비스를 제공받는,즉 고객이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매장이라는 의미다. 특히 철저한 고객리서치를 바탕으로 실시하는 홈플러스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잘 충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바구니 가격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자주 구매하는 장바구니 제품의 가격을 주간단위로 조사한 뒤 홈플러스의 가격을 경쟁점포중 최저로 구성하는 "실질적 최저가"를 구현하는 개념이다. 홈플러스는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계절요인 구매빈도 가격민감성 등의 요소를 고려해 전체매출의 80%를 차지하는 3백여개 아이템에 대한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쉽게 변질되는 신선식품이라도 고객이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무조건 교환하거나 환불해주는 리콜제,구매한 제품이 경쟁점포보다 비쌀 경우 그 차액의 2배를 돌려주는 최저가격 2배 보상제,계산착오 보상제 등을 함께 실시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구매액수별로 포인트를 모아 사은품으로 돌려주는 마일리지제도,최저가격에서 일정액을 더 할인해 주는 에누리 쿠폰제도 등에서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겠다는 홈플러스의 의지를 잘 읽을 수 있다. 홈플러스의 고객지향 마케팅은 "홈플러스는 고객의회이다"라는 말을 모토로 영국 국회의사당을 벤치마킹해서 점포를 디자인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홈플러스는 고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로 꽉 차 있다. 고객이 민원업무를 볼 수 있는 민원센터를 비롯해 안경점 병원 세탁소 사진관 미용실 등이 넓은 공간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원스톱 라이프 서비스"(One Stop Life Service)를 즐길 수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