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에 있어 가장 큰 분수령이 될 미국과의 경기일이 밝아오자 대전.충남 곳곳에서 응원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기말고사가 치러지고 있는 충남대에서는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상당수 전공시험시간이 조정된 가운데 총학생회 주최로 공동 응원장이 마련된 정심화 국제문화회관내 정심화홀(2천500명 수용 가능)에 점심시간부터 학생들이 몰려와 좋은 자리잡기에 나섰다. 또 오후 수업을 모두 휴강키로 한 목원대에서도 체육관과 채플 실, 콘서트홀, 각 단과대 계단강의실 등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곳마다 일찌감치 점심식사를 끝낸 학생들로 붐볐으며 역시 오후 수업 휴강이 결정된 배재대 또한 322인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21세기관 스포렉스 홀이 학생들로 넘쳐났다. 한남대 공동응원장인 성지관에서도 역시 휴강이 결정된 많은 학생들이 오전부터 경기장면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잡기 위해 경쟁을 벌였으며 대전대에서는 공동 학생회관 1층 로비와 6층 회의실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이 점심시간 직후부터 나름대로의 경기전망을 내놓으면서 경기시작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 밖에 공주대학교도 교직원 및 학생들이 한자리에서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할 수 있도록 단과대학과 연구소별로 대형 스크린 등을 설치했다. ○…대전시내 12개 고등학교도 이날 오후 2시까지 단축수업을 끝냈으며 다른 24개 고교는 한-미전이 열리는 시간대에 각 교실에 설치된 TV를 관전하며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서구 만년고는 이날 3시까지 수업을 끝낸 뒤 전교생이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강당에 모여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며 함께 열띤 응원을 하기로 했다. 한편 충남도 교육청은 단축수업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겼으나 고교 1-2학년은 단축수업, 고교 3학년의 경우 각 교실에 남아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펼 것으로 보인다. ○…대전교도소의 경우 오후 3시까지 모든 작업을 끝낸 미.기결수들이 각방에 모여서 TV를 시청하게 되며 TV가 설치되지 않은 독거실에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경기를 청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주교도소 역시 작업장과 거실 등에 TV를 설치, 전 수용자가 응원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충남지방경찰청 관내 대부분 경찰서의 유치장도 이날 오후 유치인들에게 한-미 월드컵 경기를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응원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국-미국전이 열린 10일 대전지역 대형 백화점 모두가 문을 닫는 바람에평소 인파로 크게 붐볐던 백화점 주변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백화점 세이 등의 경우 이날이 공교롭게도 정기 휴무일이어서 주변이 명절 때 처럼 조용했으며, 이 백화점 직원들은 집이나 대형전광판이 설치된 한밭야구장 등에서 한-미전을 관람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은 한-미전으로 고객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정기 휴무일을 하루 앞당겨 실시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한-미전 때문에 정상 영업이 어려울 것 같아 정기 휴무일을 하루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의 한국-미국전 중계 계획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문제 제기로 취소되자 대전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FIFA의 지나친 상혼을 꼬집었다. 주부 김 모(38.대전시 대덕구 도룡동)씨는 "과학관의 한-미전 중계 소식을 듣고 초등학생 아들과 경기를 관람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갑자기 취소돼 너무 안타깝다"며 "돈을 벌기 위해 중계하는 것도 아닌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회사원 정 모(45.대전시 서구 만년동)씨도 "오전 근무만 하고 가족들과 인근 과학관에서 한-미전을 관람키로 했으나 FIFA의 억지 주장으로 무산돼 속이 상한다"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월드컵 중계는 허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과학관 관계자는 "사전에 잘 알아보지 못하고 중계를 결정한 과학관에도 문제는있지만 야외도 아닌 공공기관 실내에서 실시될 중계를 문제 삼는 것은 우리 국민의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횡포"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과학관은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한-미전을 776석의 좌석과 대형 스크린이 갖춰진 관내 영화관에서 중계할 계획이었으나 FIFA의 월드컵 중계권 대행사인 SEN사가 200만-500만원의 중계료를 요구해 와 결국 중계를 포기했다. ○…충남 천안시는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시민과 함께 기원하기 위해 백석동 종합운동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했다. 천안에는 애초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신부동 시외버스터미널 광장에 대형TV를 설치, 전 경기를 중계해 왔으나 지난 4일 한-폴란드전에 일시에 많은 시민이 몰려 안전상의 문제가 지적됐었다. 시는 그러나 천안에 캠프를 차린 우루과이와 16강 진출시 천안에 올 이탈리아팀이 운동장을 사용키로 되어 있어 관중석만 개방하기로 했다. 시는 또 이날 미국전에 이어 오는 14일 포르투갈전도 중계할 계획이다. 한편 신부동 시외버스터미널 광장에도 대형 TV가 설치돼 한국과 미국전을 중계한다. (충남종합=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