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축구사를 다시 쓰게 될 '달구벌 대전'의 날이 밝았다. 한·일월드컵 D조 예선에서 1승씩을 거두고 있는 한국과 미국은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진출을 위해 물러설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변수는 부상자들의 출격여부. 한국은 부상중인 황선홍과 유상철의 출장여부에 따라 전술운용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80% 수준인 두 선수의 컨디션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가 한국 승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일단 설기현,이천수,최태욱을 선봉으로 미국전에 출격한다는 전략이다. 설기현은 황선홍의 자리를 메운다. 유상철의 회복속도가 빨라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만에 하나 출전할 수 없게 된다면 박지성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 공수양면을 모두 맡는다. 여기에 왼쪽 미드필더로 이을용이,오른쪽엔 멀티플레이어 송종국이 출전한다. 미국 역시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플레이메이커인 레이나와 매시스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한국전 출전이 유망한 상태지만 상당기간의 훈련공백이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포르투갈전에서 맹활약한 어니 스튜어트가 허벅지 부상으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국은 이번 미국전에서 초반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쥔다는 전략이다. 선취골은 한·미전에선 절대적인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초반 주도권을 쥔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해 왔다. 반면 미국은 2001년 이후 첫골을 내준 8차례의 A매치에서 모두 패한 만큼 선취골에 약하다. 유럽파 히든카드의 활용도 경기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한·미 양국은 최근 두차례 평가전에서 유럽파들을 기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아직까지 전력이 노출되지 않은 설기현과 안정환이 빛나는 활약을 펼친다면 분명 낙승할 수 있다. 미국에도 유럽파가 있다. 플레이메이커 레이나를 비롯해 존 오브라이언(네덜란드 아약스) 토니 새니(헤르타 베를린)가 그들.포르투갈 격파의 선봉에 섰던 이들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 대구의 무더위도 어떤 식으로든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팀은 후반 체력저하가 뚜렷해 대구의 찜통더위가 위력을 발휘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유리하다. 이밖에 1백88㎝의 장신 윙백 새니와 포르투갈전에서 헤딩 슛을 성공시킨 장신스트라이커 브라이언 맥브라이드(1백83㎝)를 내세운 미국의 고공폭격이나 세트플레이를 최진철-홍명보-김태영으로 구성된 한국의 스리백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차단할 것인가 등도 승패를 좌우할 변수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